지난 주말 덕산기계곡 등 강원도 석회암 지대에 간 것은 8할이 개버무리를 보기위해서였습니다. ^^ 출발하면서 좀 이른 것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행히 개버무리가 피어 있었습니다. ㅎ
개버무리는 7~9월 꽃이 피는데 사진에서 보듯 연노랑색 꽃이 정말 독특합니다. 화피조각은 4개이고 긴 타원형인데, 아래를 향해 오므리고 있다가 점점 벌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
개버무리는 미나리아재비과 덩굴성 나무로, 남한에서는 석회암 지대 저지대에서 매우 드물게 볼 수 있는 식물입니다. 강원도 일대의 계곡이나 하천 주변에 많고 경북까지도 자랍니다. 우리나라만 아니라 중국 동북부, 일본, 러시아에서도 자라는 식물입니다.
대개 주변 나무를 타고 오르지만 덕산기계곡에서는 바위 위에서 기면서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2~4m까지 자란다고 합니다. 잎은 마주나는데, 2회 3장씩 갈라지는 겹잎입니다. 작은잎은 긴 난형 또는 피침형인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습니다.
국내에 분포하는 으아리속 식물들에 비해 꽃이 노란색이라 구분하기가 쉽습니다. 으아리는 물론 원예종 클레마티스, 종덩굴, 사위질빵, 조희풀 종류가 다 으아리속인데, 개버무리만 노란색입니다. ^^
9~10월에 결실을 맺으면 열매 또한 볼거리입니다. 할미꽃 씨방 모양으로 달리는데 이 열매가 한겨울에도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형태의 열매를 수과(瘦果)라고 합니다.
개버무리라는 독특한 이름은 여러 가지를 한데 뒤섞어 만든 음식을 뜻하는 ‘버무리’ 앞에 ‘개’ 자를 붙인 것입니다. 꽃과 열매와 잎이 한데 뒤엉켜 버무려진 모습을 뜻하는 꽃버무리에서 변한 이름이라는데, 그냥 ‘버무리’라고 해도 될 것 같은데 왜 굳이 ‘개’자를 붙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개’자를 싫어하는 북한에서는 꽃버무리라 부르고 있습니다. ^^
개버무리를 꼭 보고 싶은데 강원도까지 가기 어렵다면 서울 항동 푸른수목원에 가도 개버무리를 볼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덕산기계곡에는 물매화를 보러 가는데, 물매화는 아직 피지 않았더군요. 이제 꽃망울이 맺혀 있어서 1~2주는 지나야 필 것 같았습니다. ^^
◇더 읽을거리
'나무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붉은 껍질에 주황색 씨앗, 회나무·참회나무·나래회나무 구분 (48) | 2023.09.22 |
---|---|
대팻집나무 붉은 열매와 탁 트인 전망, 예술 사진이 따로 없군요 ^^ (41) | 2023.09.16 |
천선과나무 또는 젖꼭지나무 ^^ (20) | 2023.08.24 |
이길여 총장, 단 한번의 ‘플라타너스 로맨스’ (27) | 2023.08.12 |
배풍등 꽃·열매·잎, 모두 개성 넘쳐요 ^^ (24) | 2023.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