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서오릉에서 갈매나무를 만나다

우면산 2024. 6. 2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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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경기도 고양시 서오릉에서 갈매나무를 만났습니다. ^^ 한달 전쯤 서울 경복궁 고궁박물관 정원에서 갈매나무를 만났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이번에는 서오릉에서 만난 것입니다. ^^

 

서오릉 갈매나무.

 

백석이 1948년 남한 문단에 마지막으로 발표한 시, ‘()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의 마지막 부분엔 갈매나무가 나옵니다. 이 시의 마지막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먼 산 뒷옆에 바우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어두워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이 시는 백석이 해방 직후 만주를 헤매다 신의주에 도착했을 즈음 쓴 시인데, 절망적인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외롭게 눈을 맞고 서 있는 갈매나무로 표현했습니다. 갈매나무가 어떤 나무이기에 백석이 드물다, 굳다, 정하다 등 형용사를 세 개나 붙였을까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서오릉 갈매나무.

 

그러나 대개 다른 곳에 있는 갈매나무도 마찬가지지만, 서오릉에 있는 갈매나무도 백석 시에 나오는 이미지와는 좀 다른 느낌을 줍니다. ^^ 드문 것은 맞지만, 굳고 정한 나무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한 나무에서 정한()으로 해석해도, ‘()으로 해석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깨끗한이냐, ‘곧은이냐 차이입니다. 고전문학을 전공한 한양대 정민 교수는 한 글에서 ‘정()곧은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했더군요.

 

참갈매나무. 안면도수목원.

 

참고로 갈매나무는 참갈매나무 등 다른 갈매나무 종류에 비해 잎이 넓고, 어린 가지 끝에 가시가 잘 생기지 않으며, 비교적 고지대에서 자랍니다. 반면 참갈매나무는 갈매나무에 비해 잎이 좁고 길며, 어린 가지 끝에 가시가 잘 생기고, 비교적 낮은 비대에서 자라는 종입니다. 그래서 참갈매나무는 가지 끝마다 가시가 있습니다.

 

 

◇더 읽을거리

 

-서울에서 백석의 갈매나무 보고 싶다면? 고궁박물관 ^^ 

 

-백석의 나무는 갈매나무, 꽃은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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