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숲이나 큰 공원에 가면 ‘상굴·졸갈·신떡’, 참나무 6형제도 갈색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참나무 6형제를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중 특히 갈참나무가 좀 헷갈리더군요. 그래서 지난 주말 인천수목원에 간 김에 갈참나무를 집중적으로 보았습니다. ^^
제가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참나무 종류는 ‘상·굴, 졸·갈, 신·떡’으로 둘씩 짝지어 기억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상·굴’,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 잎은 밤나무 잎처럼 길쭉하게 생겼습니다. ‘신·떡’, 신갈나무와 떡갈나무는 잎자루가 없거나 아주 짧은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졸·갈’은 잎자루가 길고 나무 잎은 넓죽한 편입니다. 그럼 졸참나무와 갈참나무는 어떻게 구분할까요? 우선 졸참나무 잎은 크기가 작습니다. ^^
두 나무의 잎 모양도 좀 다릅니다. 갈참나무 잎은 거꾸로 선 달걀 모양, 졸참나무 잎은 긴 타원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잎 위쪽이 넓은 형태인 것입니다. ^^
또 갈참나무 잎 가장자리는 신갈, 떡갈나무처럼 물결 모양이지만, 졸참나무 잎은 날카로운 톱니 모양입니다. 또 뒷면이 굴참나무 잎처럼 회백색이고 별모양의 털이 빽빽하게 있습니다.
그래도 헷갈리면 열매를 봐야합니다. 졸참나무 열매는 작고 길쭉하지만, 갈참나무 도토리는 긴 타원형이지만 끝부분이 날렵하지 않고 두툼한 형태입니다. 깍정이는 졸참·신갈나무처럼 삼각형의 비늘조각이 기와처럼 포개집니다. ^^ 반면 상수리·굴참·떡갈 나무는 비늘조각이 털처럼 수북한 형태입니다.
정리해보면, 갈참나무 잎은 잎자루가 길고, 잎이 거꿀로 선 달걀 모양이고, 잎 가장자리가 신갈·떡갈나무 잎처럼 물결 모양이고, 잎 뒷면은 회백색이고 별모양 털이 있습니다. 깍정이는 비늘조각이 기와처럼 포개져 있고 열매는 끝까지 두툼한 형태입니다. ^^
갈참나무는 ‘갈+참나무’ 구조의 단어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갈’이 무엇인지를 놓고 주장이 갈립니다. 먼저 가을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참나무 중 가을 단풍이 가장 이쁘고, 늦게까지 잎을 달고 있어 이런 이름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갈’이 잎을 깔개의 용도로 써서 생긴 ‘깔’에서 유래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있습니다. ^^
갈참나무는 구릉지에서 많이 자라 사람들이 쉽게 만날 수 있는 참나무라고 합니다. 그래서 창덕궁이나 종묘, 조선 왕릉에도 갈참나무가 가장 많다(박상진 교수의 ‘우리나무 이름사전’)고 하네요. ^^
이제 좀 갈참나무에 대한 감이 잡히는지요? 저도 다시 한번 정리하고 나니 이제 숲에서 갈참나무를 만나면 금방 알아볼 자신이 생겼습니다. ^^
◇더 읽을거리
-‘상·굴·졸·갈·신·떡’...가장 쉬운 참나무 6형제 구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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