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인천수목원을 찾아서 얻은 최대 수확은 이나무 열매를 본 것입니다. 기쁜 마음에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
“이나무는 무슨 나무(먼나무)여요?” “이 나무는 이나무입니다.”
나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한 번씩 들어보았을 유머입니다. ^^ 우리나라 나무 중 이름이 재미있는 나무가 많은데 이나무, 먼나무가 대표적입니다. 둘은 이름 때문에 항상 함께 얘기가 나오는 짝꿍 나무입니다. ^^
이나무는 내장산이 북방한계지인 남부 수종입니다. 중국, 타이완 등에도 분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천은 해양성 기후의 특징도 일부 갖고 있어서 인천수목원에는 왕자귀나무 등 뜻밖의 남부 수종들이 잘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나무도 그런 나무 중 하나입니다. ^^
이나무는 노란 단풍, 황백색의 나무껍질도 눈길을 끌지만 가을에 포도송이처럼 열리는 붉은 열매만큼 눈길을 확 사로잡는 것은 없습니다. 어제 갔을 때는 이 포도송이 열매가 붉게 읽어 가장 보기 좋을 때였습니다. ^^
이나무는 어떻게 이런 이름을 가졌을까요?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는 책 ‘우리나무 이름사전’에서 “이나무가 세로로 잘 갈라져 의자 등 기구를 만드는데 안성맞춤”이라며 “‘의자나무’란 뜻의 ‘의목(椅木)’이었다가 우리말 의나무, 차츰 발음이 쉬운 이나무로 변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북한 이름은 ‘의나무’라고 합니다.
물론 하트형 잎의 긴 잎자루에 사람 머리에 사는 '이'처럼 보이는 밀샘이 있어서 '이나무'라 불렀다는 설, 나무껍질이 마치 벌레 '이'가 스멀스멀 기어가는 것 같이 보인다고 이나무라고 부른다는 설도 있습니다. ^^
이나무는 남수 수종이지만 낙엽이 지는 나무인데, 포도송이처럼 생긴 붉은 열매는 겨울 동안에도 떨어지지 않아 색다른 아름다움을 더해줍니다. ^^
또 열매에는 평균 36%의 기름성분을 포함하고 있는데, 대부분인 60~80%가 불포화 지방산이어서 최고의 식용유로도 쓰인다고 합니다. 여러가지로 재미있고 유용한 나무인 것 같습니다. ^^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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