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이나무가 먼나무래요?” “아~ 왜!” 나무

우면산 2021. 8. 2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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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무가 먼나무래요?

“이나무가 이나무입니다.”

나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한 번씩 들어보았을 유머입니다. ^^ 우리나라 나무 중 이름이 재미있는 나무가 많은데 이나무, 먼나무가 대표적입니다. 둘은 이름 때문에 항상 함께 다닐 수밖에 없는 짝꿍 나무입니다. ^^ 과거 방송인 탁재훈이 유행시킨 “아~ !”와 발음이 같은 아왜나무도 있습니다. ^^ 이 세 가지 나무를 지난주 남해안 여행에서 모두 보았습니다.

 

완도수목원 전경.

 

먼저 이나무는 완도수목원에 들어서자마자 있었습니다. 완도수목원은 국내 최대의 난대림이자 국내 유일의 난대수목원인데, 이나무는 이 수목원을 지키는 수문장처럼 첫머리에 버티고 있습니다. 이나무는 전북 내장산이 북방한계지인 남부 수종으로, 비교적 보기 드문 편이라고 합니다. 노란 단풍, 황백색의 나무껍질, 가을에 포도송이처럼 열리는 붉은 열매 등이 모두 눈길을 끄는 나무입니다. 심장형 잎은 길이 10~25㎝의 긴 잎자루를 가졌습니다.

 

완도수목원 이나무.

 

이나무는 어떻게 이런 이름을 가졌을까요?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는 책우리나무 이름사전’에서 “이나무가 세로로 잘 갈라져 의자 등 기구를 만드는데 안성맞춤이라며 “‘의자나무’란 뜻의 의목(椅木)’이었다가 우리말 의나무, 차츰 발음이 쉬운 이나무로 변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북한 이름은 의나무라고 합니다. 이나무 잎자루에 달리는 샘점(냄새 나는 물질을 분비하는 점 같은 조직)이 사람 머리에 사는처럼 보여서 이나무라고 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이나무 잎과 열매 요즘 모습.

 

가을에 담은 이나무 잎과 열매. ⓒ박원

 

겨울에 제주도에 가면 붉은 열매가 꽃핀 것처럼 잔뜩 달린 가로수가 확 눈에 들어옵니다. “이게 무슨 나무냐?”고 물어보면 “먼나무라는 답이 돌아올 것입니다. ^^ 먼나무는 제주도와 남해안에 자생하는 나무입니다. 빨간 열매가 보기 좋아 제주도에서 가로수로 많이 심은 나무입니다. 부산시 가로수로도 일곱번째로 많은 나무이기도 합니다. 꽃과 열매가 없을 때는 잎 가운데가 살짝 접혀 있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먼나무.

 

먼나무는 왜 이 같은 이름을 가졌을까요? 제주도에서는 먼나무 속껍질을 먹을 만들 때 이용해서먹낭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 이름이 변해서 먼나무라는 이름을 가졌다는 설명이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제주도 먼나무 가로수.

 

아왜나무는 역시 제주도와 남해안에서 볼 수 있는 상록수입니다. 제주도와 남해안에 가면 이 나무로 생울타리를 만들어놓은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1차로 두껍고 커다란 잎이 불을 막아주고 나무 몸통이 탈 때는 속에서 수분이 빠져나오면서 거품이 나와 불이 번지는 것을 막는다고 합니다.

 

아왜나무 생울타리. 외도보타니아.

 

아왜나무라는 독특한 이름은 일본 이름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이 나무의 일본 이름이 거품나무라는 뜻의아와부키인데, 우리나라에서 ‘아와나무’라고 부르다 아왜나무로 바뀐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우리나무 이름사전’). 쉬나무, 꽝꽝나무, 딱총나무도 재미있는 이름인데 기회가 있을 때 소개하겠습니다. ^^

 

 

◇더 읽을거리

 

-제주도 가로수, 후박나무 먼나무 구실잣밤나무 담팔수 돈나무 

 

-거제 외도보타니아에 핀 꽃들, 맥문아재비·아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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