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인천수목원에서 만난 나무 중 하나가 주엽나무였습니다. 나무 줄기 아래쪽에 무서운 가시를 달고 있어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정말 험상궂게 생겼죠?
이 무서운 가시는 초식동물이 잎을 먹는 것을 막기위한 장치라고 합니다. ^^ 껍질이 변형된 장미나 음나무 가시와 달리 잔가지가 변형된 가시라 매년 생장해 몇번씩 가지를 친다고 합니다.
주엽나무는 전국의 산기슭 계곡이나 물가에서 자라는 나무인데, 덕수궁 안쪽 담장 옆에도 몇 그루를 심어 놓았습니다. 키 20미터까지 자라는 큰 나무입니다. 요즘 볼 수 있는 열매가 꽈배기처럼 비틀리는 것이 이 나무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일정 정도, 그러니까 초식동물이 잎을 따먹을 수 없을 정도로 크면 더 이상 가시가 나오지 않고 기존 가시도 점점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즈음엔 가시가 필요없다고 보는 것이죠. ^^
주엽나무라는 이름에서 ‘주엽’은 ‘조협’에서 나온 것인데, 옛날에 이 나무 열매를 부르는 이름이었다고 합니다. 조협나무라고 하다가 주엽나무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다음은 음나무입니다. 엄나무라고도 부르는데, 줄기 아래부터 굵은 가시를 잔뜩 달고 있습니다. 음나무의 새순을 살짝 데쳐 나물로 먹는데 향과 맛이 강하다고 합니다. 음나무 새순을 개두릅이라고도 합니다. 음나무 가지는 백숙과 삼계탕을 만들 때 넣은 주재료이기도 합니다.
반면 두릅나무는 아래 사진에서 보듯 가시가 자잘한 편입니다. 두릅나무는 우리가 먹는 두릅을 제공하는 바로 그 나무입니다. 두릅나무 가시가 무섭긴 하지만 엄나무 가시가 더 위압적으로 크고 억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음나무와 두릅나무는 잎 모양과 달리는 형태가 판이하게 다릅니다. ^^ 음나무 잎은 긴 자루에 오리발처럼 생긴 커다란 잎이지만, 두릅나무 잎은 홀수 깃꼴겹잎 형태에서 금방 알아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두 나무 비교 사진입니다. ^^
주엽나무, 음나무, 두릅나무 말고도 ‘가시’ 하면 장미와 탱자나무, 아까시나무 등이 생각나고 실거리나무, 가시오갈피 등도 가시로 유명한 나무들입니다. 기회가 닿는대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
◇더 읽을거리
-덕수궁 돌담길, 이상한 열매의 정체는? 동영상으로 확인하세요 ^^
-두릅나무·칡꽃·왕고들빼기,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에 핀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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