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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표준식물목록 8

참닻꽃·한국앉은부채·울릉솔송나무, 이름에 사족 붙은 식물들

식물을 공부하다보면 이름에 사족(蛇足)이 붙었다는 느낌을 주는 식물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식물 몇가지를 소개합니다. ^^ 먼저 참닻꽃(Halenia coreana). 원래 국내 자생 식물인 이 꽃 이름은 닻꽃이었습니다. 닻꽃은 우리나라만 아니라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 등에도 분포합니다. 그런데 2020년 유전자(DNA) 분석 결과, 화악산 등 국내에 자생하는 닻꽃은 우리나라에만 사는 신종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래서 학명과 국명이 기존 ‘닻꽃(Halenia corniculata)’에서 '참닻꽃(Halenia coreana)'으로 변경됐습니다. 참닻꽃은 닻꽃보다 거(距·꽃뿔)가 더 길고 좁으며 안으로 굽는다고 합니다. 문제는 신종을 등록하면서 국내 닻꽃을 참닻꽃으로, 중국·일본에 있는 닻꽃을 그냥 닻..

꽃이야기 2024.01.03

이제 민들레를 민들레라 부르세요 ^^

이제 토종 민들레를 민들레라고 부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동안 부를 수 없었느냐고요? 그렇습니다. 2년 가까이 토종 민들레를 정확하게 부르려면 ‘털민들레’라고 불러야했습니다. 오늘은 되찾은 민들레 이름 이야기입니다. ^^ 지난해 3월28일 국립수목원이 운영하는 국가표준식물목록(www.nature.go.kr/kpni/)에서 ‘민들레’라는 이름이 사라졌습니다. 이 사이트는 환경부가 운영하는 ‘국가생물다양성 정보공유체계’와 함께 학자들은 물론 식물 애호가들도 기준으로 삼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식물목록입니다. 그동안 토종 민들레에 ‘Taraxacum platycarpum’라는 학명을 써왔는데, 이 종은 일본 고유종으로 우리나라에는 자생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답니다. 대신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민들레로 동정해..

꽃이야기 2023.12.29

누가 원추리 이름 부르기를 주저하게 만드나

바야흐로 원추리의 계절입니다. ^^ 산과 언덕은 물론 도심 화단에서도 원추리가 막 피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꽃을 원추리라고 부르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ㅠㅠ 원추리는 우리 산과 들에서 흔하게 자생하는 백합과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아름다운 꽃을 오래 볼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요즘 도심 공원이나 길가 화단에서도 원추리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 한반도에 가장 넓게 분포하는 종, 사람들이 흔히 원추리로 아는 종 이름(국명)을 백운산원추리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냥 원추리를 찾으면 나오는 것은 전에 왕원추리(Hemerocallis fulva)라고 부른 것이 나옵니다. 왕원추리는 중국 원산으로 관상용으로 들여온 것으로, 한강시민공원 등 넓은 터에 대량으로 심어 놓은 것을 볼 ..

꽃이야기 2023.05.23

겨울에 피는 노란 국화, 갯국에 대하여

이즈음 제주도 해안가를 다니다 보면 노란 꽃송이가 뭉쳐 핀 것이 제법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일본 원산인 갯국으로, 관상용으로 들어온 것이 제주도와 남해안 자연에 적응한 것입니다. ^^ 제주도와 남해안에서 야생하는 개체가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식당 등에서 심어 가꾸는 것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제주도에는 최근 해변과 해안도로를 따라 야생 갯국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 아래 사진은 산방산 버전입니다. ^^ 제주도에서는 11월 꽃망울이 맺히고 12월부터 해를 넘기면서 꽃을 피운다(‘제주도 꽃나들이’, 이재능)고 합니다. 국화과 식물 중 가장 늦게 꽃을 피우는 셈입니다. ^^ 갯국의 노란 꽃송이 못지 않게 인상적인 것은 잎 뒷면이 회백색이라는 것입니다. 잎 뒷면과 가장자리에 하얀 솜털이 촘촘..

꽃이야기 2022.11.18

요즘 길가에서 노출 즐기는 노박덩굴 ^^

지난 주말 고창 운곡습지를 걷다가 노박덩굴을 만났다. 아직 노란 껍질이 세 갈래로 갈라지기 전이라 노란색만 보이는 열매였다. 곧 과피(果皮)인 노란 껍질이 세 갈래로 열리고 그 속에서 빨간색 열매가 보일 것이다. ^^ 노박덩굴 열매는 딱 콩알 크기인데, 노란 껍질과 빨간 열매가 조화를 이룬다. 여기에다 파란 하늘까지 있으면 금상첨화다. ^^ 이 열매가 겨울 내내 달려있는 것을 보기는 힘들다. 새들이 열매가 익는 대로 거의 다 따 먹기 때문이다. 노박덩굴 열매는 새들이 특히 좋아하는 열매인 모양이다. 요즘 길가에서 노출 즐기는 노박덩굴 ^^ 노박덩굴은 전국의 산과 언덕 등에서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다. 특히 양지바른 곳을 좋아해 햇빛이 잘 비치는 길가에서 볼 수 있다. 5~6월 황록색 꽃이 피지만 자잘한..

나무이야기 2022.10.28

나팔꽃 이름 부르기 수월해졌다 ^^

요즘 야생화 관련 사이트에 가면 나팔꽃 통합 얘기가 화제입니다. ^^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들어가보면, 아래 사진처럼 나팔꽃 4종류를 2종류로 통합해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나팔꽃 이름 부르기가 그만큼 쉬워진 것이지만, 아쉬운 점도 없지 않습니다. 우선 나팔꽃을 어떻게 통합했을까요? 그동안 나팔꽃은 그냥 나팔꽃, 둥근잎나팔꽃, 미국나팔꽃, 둥근잎미국나팔꽃 등 4가지로 구분하고 있었습니다(애기나팔꽃, 별나팔꽃은 별도). 4종류 특징을 간단히 살펴보면, 먼저 그냥 나팔꽃은 심장 모양의 잎이 3갈래로 갈라지는 형태입니다. 꽃 색깔은 주로 빨간색 또는 짙은 보라색이고 어쩌다 흰색도 있습니다. 나팔꽃과 비슷한 꽃이 피는데 잎이 파이지 않고 둥근 것이 둥근잎나팔꽃입니다. 미국나팔꽃은 나팔꽃과 비슷하지만, 꽃색은 ..

꽃이야기 2022.10.14

계요등 노루오줌 쥐오줌풀 여우오줌, 왜 이름에 오줌?

몇 년 전 귀한 난을 보러 경북 문경에 갔다가 산 입구에서 계요등을 만난 적이 있다. 흰색 바탕에 자줏빛이 도는 예쁜 꽃이다. 서울에서는 자주 볼 수 없는 꽃이라 환호하면서 다양한 각도로 사진을 담았다. 그런데 그해 여름 여름휴가를 제주도로 갔더니 가는 곳마다, 특히 시골마을 담장이나 냇가에 계요등이 널려 있었다. 거기선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잡초 중 하나였다. ^^ 계요등은 우리나라 거의 전역에 분포하지만 내한성이 약해 주로 충청도 이남에서 자란다. 다만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가끔 계요등을 볼 수 있다. 서울 인왕산 아래 청운공원에서 계요등이 문제없이 꽃 핀 것을 본 적이 있다. 계요등(鷄尿藤)은 꽃에서 닭 오줌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아마 계요등은 하필이면 이름에 ‘오줌’을 붙였느냐..

꽃이야기 2020.09.07

복주머니란, 개불알꽃 그리고 개불알풀

멸종위기종인 복주머니란의 새로운 서식지를 경북 영양에서 발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최근 경북 영양군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복주머니란의 새 자생지를 발견했다고 22일 밝혔습니다. 이번에 발견한 복주머니란 자생지는 영양군 산림 내 임도 주변에 위치하고 있으며, 군락의 면적은 약 50㎡ 정도이고 30여 개체 이상이 산발적으로 서식하고 있답니다. 왜 복주머니란이란 이름이 붙었는지는 꽃 모양을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 꽃은 꽃 가운데에 아래쪽으로 길게 늘어지는 꽃잎이 있습니다. 이를 순판(脣瓣)이라고 부르는데, 복주머니란은 순판 모양이 마치 복주머니처럼 생겼다고 그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하지만 이 꽃 이름이 처음부터 복주머니란은 아니었습니다. 원래 선조들이 불렀고, 그..

꽃이야기 2020.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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