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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란 6

“사랑 손님이 보냈다” 어머니가 얼굴 붉힌 꽃은?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는 1935년 주요섭이 ‘조광(朝光)’지에 발표한 단편 소설이다. 일찍 남편을 잃은 스물넷 어머니가 사랑손님을 마음에 두면서도 결국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을 여섯 살 딸 옥희 시각으로 전하는 소설이다. 어머니가 사랑손님이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고 생각하는 결정적인 계기는 옥희가 전해준 꽃이었다. 옥희는 어머니를 기쁘게 하려고 유치원에서 가져온 꽃을 엉겁결에 아저씨가 갖다 주라고 했다고 말해버린다. 그때 어머니 얼굴이 빨갛게 물들고 손가락은 파르르 떨린다. 꽃을 받은 어머니는 옥희에게 ‘이 꽃 얘기 아무보구두 하지 말아라’고 당부했다. 어머니는 옥희 예상과는 달리 그 꽃을 버리지 않고 꽃병에 꽂아서 풍금 위에 놓아두었다. 그리고 며칠 후 꽃이 시들자 꽃을 잘라 찬송가책 갈피에 끼워 두었..

책이야기 2022.12.26

보춘화 보러 서해 가의도에 찾아갔더니...

지난 주말(20일) 봄꽃을 보러 서해 가의도에 다녀왔습니다. 다른 봄꽃은 예상대로 많이 피어 있었지만 정작 가장 큰 목표였던 보춘화가 부실해 좀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 가의도는 충남 태안군에 속한 섬입니다. 태안군 신진항(안흥외항)에서 가의도 가는 배가 하루 3번(08:30, 13:30, 17:00) 있습니다. 가는데 30분 정도 걸려서 5분쯤 있다 돌아오니 신진항 출발 시간의 35분 후에 돌아오는 배가 가의도에서 출발합니다. ^^ 4월부터 9월까지는 16:30분 신진항 출발하는 배도 생긴다고 합니다. 가의도에는 야생화가 많이 피지만 보춘화를 많은 섬으로 유명합니다. 5년 전 풀꽃나무칼럼니스트 이동혁이 ‘아름다운 보춘화의 섬, 가의도’라는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보춘화가 눈에 띄게 줄어 있었습..

꽃이야기 2021.03.21

영춘화, ‘봄을 맞이하는 꽃’ 피다

서울에도 영춘화(迎春花)가 피었습니다. 경의선숲길 서강하늘다리 옆에서 본 영춘화입니다. 시절이 시절인지라 '봄을 맞이하는 꽃' 영춘화가 더욱 반갑습니다. ^^ 영춘화는 개나리 비슷하게 노란 꽃이 피는 나무입니다. 잎보다 먼저 꽃이 피는 것도 개나리와 같습니다. 자라는 모양이나 크기가 비슷해 멀리서 보면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닮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영춘화를 보고 흔히 개나리가 피었구나 생각하고 지나치기 쉽습니다. 하지만 개나리보다 보름쯤 먼저 피고, 꽃잎이 대개 6개로 갈라지는 점이 다릅니다. 개나리는 4개로 갈라지는 꽃입니다. 개나리 잎은 긴 타원형이지만, 영춘화 잎은 3출엽인 것도 다릅니다. 어린 가지가 개나리는 갈색인데 영춘화는 녹색인 점도 차이점입니다. 개나리는 우리 토종인 데 비해 영춘화는 ..

꽃이야기 2021.03.01

이름 자체가 새 봄 알리는 꽃들 있다고? ^^ 영춘화, 봄맞이, 보춘화

오늘(18일)은 절기상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우수(雨水)입니다. 입춘(지난 3일) 다음의 절기죠. 절기상 우수면 봄이 멀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봄을 맞이하는 꽃들, 이름 자체가 새 봄을 알리는 꽃은 뭐가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먼저 영춘화(迎春花). 제가 꽃을 보면서 '이제 봄이 왔구나' 생각하는 꽃이 영춘화입니다. 영춘화라는 이름 때문에 더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꽃 이름은 일찍 피어 봄을 맞이하는 꽃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영춘화는 3월 초부터 피는 꽃입니다. 이르면 1~2월에 피는 복수초와 변산바람꽃, 노루귀가 있지만 아무래도 산에 가야 만날 수 있는 꽃이라 경우가 좀 다르겠지요. 영춘화는 개나리 비슷하게 노란 꽃이 피고 잎보다 먼저 꽃이 피는 것도 똑같습니..

꽃이야기 2021.02.18

한겨울 푸른잎 저 식물, 맥문동일까? 보춘화일까?

보춘화(報春花)는 이름 자체가 봄을 알리는 꽃이라는 뜻이다. 이르면 3월부터 비교적 일찍 피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다. 영춘화·봄맞이도 사실상 같은 뜻이다. 보춘화는 춘란(春蘭)이라고도 부른다. 보춘화는 남부지방과 대체로 충남 이하 중남부 해안지방에서 자라는 꽃이다. 그러니까 서울 등 중부지방 산에서는 보기 어려운 꽃이다. 그런데 겨울에 우면산 등 서울이나 서울 인근에 있는 산에 가면 언뜻 보기에 보춘화 비슷하게 뿌리에서 모여난 잎들이 선형으로 뻗은 식물 무리를 볼 수 있다. 도심 화단이나 공원에서도 마찬가지 식물 무리를 볼 수 있다. 이들은 보춘화일까? 맥문동일까? 꽃이 피면 보춘화와 맥문동을 구분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보춘화는 3~5월에 올라온 꽃줄기 끝에 1개(드물게 2개)씩 꽃이 옆을 향해 핀다...

꽃이야기 2021.01.01

처음 한란의 맑고 그윽한 향기를 맡다 ^^

출입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희미하게 꽃향기가 나는 듯했습니다. 피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둘러 입구에서 체온을 재고 주소와 연락처를 남긴 다음 전시실을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수없이 많은 난 화분이 있었는데, 처음 보인 화분들에선 꽃대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오른쪽으로 돌아 6~7미터쯤 갔을 때 드디어 꽃대가 올라온 난 하나가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맑고 그윽한 향기가 훅 끼쳤습니다. 한란이 확실했습니다. 그 많은 난 중에서 단 하나의 난에서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코를 한란 가까이 대고 숨을 깊이 들이마셨습니다. 이 향기를 뭐라 표현해야 할까요?세상에 이보다 좋은 향기가 있을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 제주도에 가야 할 일이 생겼을 때, 코로나 걱정이 가장 앞섰지만 잘하면 한란을 볼 수 있..

꽃이야기 2020.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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