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층층나무 앞에서 이름 모르면 낫 놓고 기역자 모른다? ^^

우면산 2020. 11. 21. 06:14
반응형


 

등산을 하다 보면 가지가 층층으로 달려있는 나무를 볼 수 있다. 마디마다 가지가 돌려가면서 층을 이루며 옆으로 뻗는다. 그래서 이름이 층층나무다. ^^

 

층층나무는 높이가 20m에 달하고 가지는 돌려나기 하는 나무다. 대개 가지가 어긋나거나 마주나는 나무가 많은데 희한하게도 층층나무는 돌려나는 것이다. 나무 전체 모양이 독특해서 한번 보면 잊기 없다.

 

 

한번은 경북대 박상진 명예교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박 교수는 층층나무를 설명하면서 “층층나무 앞에서 나무 이름을 모르면 낫 놓고 기역자 모르는 격”이라고 말했다. 물론 농담으로 한 얘기였다. ^^ 서구 사람들도 비슷하게 보였는지 영어 이름은 ‘Wedding cake tree’다. 웨딩 케이크가 층층이 쌓인 것처럼 생겼다고 붙었을 것이다.

 

5월 꽃이 만개한 층층나무. 가지가 돌려나며 층층을 이룬다.

 

 박 교수는 한 기고문에서 “층층나무는 자라는 속도가 빠르고 쑥쑥 올라오면서 가지가 넓게 퍼진다”며 “혼자서 태양광선을 독차지하겠다는 놀부 심보를 가진 나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런 나무를 '숲 속의 무법자'란 뜻으로 임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폭목(暴木)이라 부른다”고 했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도 이 나무에 대해 “우산 모양의 수형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목탑 같고 수관이 넓게 퍼지고 폭목으로 자라기 때문에 집단 식재가 곤란하다”고 서술해 놓았다. 그러면서 공원 같은 넓은 공간에 하나씩 혹은 여러 개를 심어 감상할 만하며 가로수, 녹음수로도 적합하다고 했다.

 

 

비슷한 식물로 말채나무와 곰의말채나무가 있다우선 구분 포인트는 층층나무는 가지는 돌려나기지만 잎은 어긋나기로 달리는데, 말채나무와 곰의말채나무는 마주나기로 달린다는 점이다또 층층나무는 잎맥이 6~9쌍이지만말채나무는 3~5쌍으로 적다곰의말채나무는 잎이 길쭉하고 측맥이 4~8쌍이다.

 

말채나무. 잎이 마주나면서 넓은 편이고 잎맥이 3~5쌍으로 적다. 

 

곰의말채나무. 잎이 마주나면서 길쭉한 편이고 잎맥이 4~8쌍이다.

 

말채나무는 가지가 낭창낭창해서 말채찍으로 쓰기에 좋다는 뜻의 이름이다. 곰의말채나무는 일본 사람들이 이 나무가 구마노(熊野)라는 곳에서 자생하는 나무라고 구마노미즈키(熊野水木)라고 이름 지었는데, 이를 우리말로 가져오면서 붙인 이름이라고 『우리나무 이름사전』은 설명하고 있다. 그러니까 곰과는 별 상관이 없는 것이다. 말채나무는 전국에서, 곰의말채나무는 주로 남부지방에서 자생하는 나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