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눈향나무·눈주목...누워서 자라는 식물들

우면산 2021. 1. 7.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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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산에 오르다 보면 정상 부근에 키가 아주 작은 대신 옆으로 넓게 퍼져 자라는 나무들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다른 나무들은 서서 자라는데 누워서 자라는 나무, ‘눈’으로 시작하는 나무들 이야기입니다. ^^

 

 

먼저 눈향나무입니다. 높은 산 중턱 정도에 오르면 잎은 향나무 비슷한데, 나무 높이가 무릎 정도에도 못 미쳐 마치 땅을 덮는 것 같이 자라는 나무 무리가 있습니다. 이 나무가 ‘눈향나무’입니다.

 

눈향나무.

 

식물 이름에 ‘눈’ 자가 들어 있으면 둘 중 하나의 뜻을 갖고 있습니다. 눈빛승마처럼 하얀 눈(雪)을 뜻하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눈향나무, 눈주목, 눈잣나무, 눈측백 등처럼 ‘누운’의 줄임말로 쓰인 경우가 더 흔합니다.

 

 

향나무는 위로 20m까지도 자라지만 눈향나무는 엎드려 자라는 ‘포복성’이기 때문에 키가 75㎝를 넘지 않습니다. 눈향나무가 이런 형태로 진화한 것은 강한 바람에 꺾이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강풍에 견디려고 몸을 낮추다보니 옆으로 자라는 방식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눈향나무는 대신 가지가 옆으로 뻗어 나가다가 5m까지도 퍼져나간다고 합니다. 눈향나무는 해발고도 700m가 넘는 높은 산에서 볼 수 있지만, 도심에서도 조경용으로 심어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눈주목도 산중턱 능선에서 높이 1∼2m 정도로 자라는데, 사실 산중턱보다는 공원이나 화단에서 더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어정쩡하게 남은 공간을 덮는데, 또는 생울타리 용도로 많이 심어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눈주목.

 

눈주목도 잎이나 나무껍질 색깔 등은 주목 비슷하지만 원줄기가 곧게 서지 않고 밑동에서 줄기가 여러 개로 갈라지는 것이 다릅니다. 강한 바람에 시달려서 그런지 주목보다 생장속도가 느립니다. 대신 나비가 높이의 2배 정도로 옆으로 퍼집니다.

 

이름에 ‘눈’이 들어 있지 않지만 누워서 자라는 특징을 갖는 식물이 더 있습니다. 남부지방 해안이나 산기슭에서는 땅이나 바위를 타고 오르며 자라는 돌가시나무(땅찔레)를 볼 수 있습니다. 이름은 돌밭에 사는 가시나무라는 뜻인데, 찔레꽃이 누운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흰꽃이 피는 것이 찔레와 비슷하지만 포복성으로 땅을 기며 자라는 것이 다르고, 꽃도 지름 4cm 정도로 찔레꽃보다 큰 것이 차이입니다.

 

돌가시나무 열매. 부산 해변길.

 

나무만 누워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누워서 자라는 풀도 있습니다. 바닷가 습지에서 자라는 눈양지꽃이 대표적인데, 가는 기는줄기가 옆으로 길게 벋으면서 자랍니다. 눈개불알풀도 포복성으로 자라서 붙은 이름입니다.

 

눈양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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