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도 영하 15도 이하로 내려가는 강추위가 주말에도 이어졌지만 집에만 있을 수는 없었다. 그나마 덜 추운 곳이 어디일까 궁리하다가 서울 남산을 떠올렸다. 전부터 둘레길을 한바퀴 돌고 싶기도 했다. ^^
빵모자를 쓰고, 귀마개를 하고, 장갑을 끼고, 두꺼운 옷을 하나 더 입었지만 강추위를 견딜 수 있을까 불안했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라 마스크까지 쓰니 그런대로 견딜만했다.
버스로 남대문시장까지 가서 백범광장 쪽으로 올라가 남산 둘레길을 시계 방향으로 한바퀴 도는 코스를 선택했다. 한겨울이라 따로 DSLR 카메라를 꺼낼만한 것은 발견하지 못했다. 봄에 남산 둘레길은 대단하다. 원래 있는 꽃들에 조경용으로 심은 야생화, 원예종 꽃들이 더해져 그야말로 꽃밭이다. ^^
둘레길을 한바퀴 도는데 두시간 정도 걸렸다. 사진을 담거나 관찰하는 시간이 거의 없었으니 평소 같으면 더 걸리지 않을까 싶었다. 한바퀴 돌면서 줄사철나무를 엄청 보았다. 겨울이라 다른 것은 눈에 띄지 않고 그나마 잎이 푸르고 다른 나무들을 타고 오르는 줄사철나무들이 곳곳에서 보였다. 요즘을 시대 구분하면 ‘줄사철 시대’일 것 같았다. ^^
줄사철나무 잎은 사철나무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사철나무와는 덩굴성이라는 점이 다르다. 줄사철나무 줄기는 길이 10m 이상으로 자라면서 공기뿌리가 나와 다른 물체에 달라붙는다.
잎은 타원형 또는 난형으로 두꺼운 편이고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5~6월 잎겨드랑이에서 나오는 꽃도 사철나무와 비슷하다. 꽃잎과 꽃받침조각, 수술이 각각 4개이고 암술이 1개 있다. 열매는 10월에 빨간색으로 익는데, 4갈래로 갈라져 씨앗이 나온다. 줄사철나무 꽃과 열매는 사철나무에 비해 좀 작은 편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대만 등에 분포하는 식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북 이남에서 자라며 해안을 따라 충남, 경기도까지 자란다는데, 서울 남산의 경우 절개지 등에 심어 놓은 것이 옆으로 번식하고 있었다.
봄이나 여름에 남산 둘레길을 걷다보면 잎이 줄사철나무 비슷하게 생겼지만 보라색 꽃이 피는 식물도 많이 볼 수 있다. 이건 원예종으로 도입한 빈카다. 연보랏빛 꽃이 바람개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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