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꽃맹 탈출] "내가 망초, 개망초도 구분 못했을 때"

우면산 2020. 6. 2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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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러니까 대세인 꽃은 단연 개망초다.

주말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오가는데 어디나 개망초가 밭, 아니 벌판을 이루고 있다. 개체수를 셀 수 있다면 대체 몇개나 될까? 한강은 그나마 관리를 해서인지 덜하지만 경기도 고양 창릉천 같은 샛강에 가면 자전거길 양쪽으로 개망초밖에 보이지 않는 곳도 있다. 말 그대로 개망초 천지다.
 

개망초. 흰 혀꽃과 노란 대롱꽃 다발 때문에 아이들은 흔히 계란후라이꽃이라 부른다.


개망초는 잡초지만 꽃의 모양을 제대로 갖춘, 그런대로 예쁜 꽃이다. 하얀 꽃 속에 은은한 향기도 신선하다. 흰 혀꽃에 가운데 대롱꽃 다발이 노란 것이 계란후라이 같아 아이들이  ‘계란꽃’  또는 ‘계란후라이꽃’이라 부른다.

 

 

 

반면 망초는 꽃이 볼품 없이 피는듯 마는듯 지는 식물이다. 망초는 아직 꽃은 피지 않았고 대신 쑥쑥 크면서 꽃을 피울 영양분을 축적하고 있다.  망초라는 이름은 개화기 나라가 망할 때 전국에 퍼진 풀이라고 붙여진 것이다. 보통 ‘개’자가 들어가면 더 볼품 없다는 뜻인데, 개망초꽃은 망초꽃보다 더 예쁘다는데 모두 동의할 것이다 ^.^

망초. 망초는 꽃이 피는 듯 지고마는 식물이다. 아직 꽃 핀 것은 드물다. 보통 7월부터 꽃이 핀다.

꽃 공부도 무엇보다 관심을 갖는 것이 출발점이다. 관심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식물 이름이 궁금해질 것이다. 식물에 관심을 가지면 잡초를 피해 갈 수는 없다. 개망초, 망초는 그중 하나다. 그래서 꽃공부하는 사람들 말 중에 '내가 망초, 개망초도 구분 못했을 때'라는 말이 있다. 망초, 개망초 구분이 꽃공부의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

자전거길 양쪽이 모두 개망초 밭이다.


망초, 개망초는 바랭이, 왕바랭이 등과 함께 잡초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잡초(雜草)의 사전적 의미는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 풀’이다. 인간이 경작지에 목적을 갖고 재배하는 작물(作物) 이외의 식물을 말한다. 잡초의 특징은 무엇보다 강인한 생명력이다. 아무리 가혹한 환경이어도, 작은 틈만 있어도 싹을 틔우고 자라 꽃을 피워 씨앗을 퍼트린다. 작고 가벼운 씨앗을 대량 생산해 주변에 맹렬하게 퍼뜨리는 것도 잡초의 특징 중 하나다. 개망초는 이런 잡초의 특징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러니까 강변 등 생태계를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

 

개망초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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