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잎에 페인트칠? 개다래는 흰색, 쥐다래는 분홍색

우면산 2020. 6. 2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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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산에 가보면 잎에 흰 페인트를 칠한 듯한 덩굴이 보입니다. 또 가끔 잎에 연분홍색을 칠한 듯한 덩굴도 보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각각 개다래와 쥐다래가 개화기를 맞아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 잎의 일부분 색을 변화시킨 것입니다. ^^ 잎 위쪽만 색이 변하는 경우도 있고, 잎 전체가 변한 것도 있습니다. 잎들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니고 줄기 윗부분 잎들이 변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쥐다래는 분홍색과 흰색이 섞여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다래 흰색 무늬. 2015년 남양주 축령산 버전이다.

개다래와 쥐다래는 꽃이 잎 그늘 아래에 가려져 있어서 잘 눈에 띄지 않습니다. 잎을 제쳐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수정을 위해 멀리 있는 곤충에게 여기 꽃이 있으니 오라고 알리려는 것입니다. 잎은 식물에게 광합성을 하는 기관입니다. 그런데 수정을 위해 그 중요한 광합성을 잠시 포기하고 흰색이나 분홍색으로 변해 곤충을 유인하는 것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아이를 갖기위해 잠시 직장을 그만두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수정이 끝나면 다시 녹색으로 돌아가 광합성을 한다고 합니다.

 

쥐다래 분홍색 무늬.

 

반면 다래는 잎의 색이 변하지 않습니다. 다래는 우리나라의 깊은 산에서 자라는 낙엽이 지는 덩굴성 식물입니다. 다래의 꽃은 수꽃과 암꽃이 따로 있고 대개 암수가 따로 자랍니다. 수꽃과 암꽃이 모두 매화꽃을 닮았는데, 그 가운데 암꽃은 아주 깨끗한 순백색의 꽃잎을 가지며 가운데 툭 튀어나온 암술이 있습니다. 수꽃은 상아색 꽃잎을 가지며 진한 보라색 화분을 가진 수술이 많이 달립니다.

 

꽃이 핀 다래.

 

이 셋은 열매로도 구분할 수 있습니다. 다래는 열매가 둥근 편이고, 개다래 열매는 길쭉하면서 꼬리가 삐죽하고, 쥐다래 열매는 길쭉하고 끝이 둥근 모양입니다.

 

 

 

시중에 다래 종류가 또 하나 있는데, 바로 키위입니다. 이 과일은 중국이 고향이지만 서양에서 과일로 개발해 들어왔다고 양다래라고도 부릅니다.

 

아래 사진은 꽃친구인 박원 님이 다래, 개다래, 쥐다래의 잎과 열매를 모아 정리한 것입니다. 저는 게을러 이같이 좋은 자료를 만들지 못해 출처를 밝히고 소개합니다. 함께 모아놓으니 선명하지요? 아래 사진 하나에 제가 길게 설명한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개다래, 쥐다래, 다래 잎과 열매 구분 ⓒ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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