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내려와 산책을 하다 논두렁에서 한련초를 보았습니다. 한련초는 하얀색 작은 꽃이 두상꽃차례로 피는 논밭 잡초 중 하나입니다. 반면 도시에서는 이름이 비슷한 한련화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두 식물은 왜 비슷한 이름을 가졌을까요? 오늘은 한련화와 한련초 이야기입니다. ^^
먼저 한련화는 도시 화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예종 꽃입니다. 6월쯤부터 잎 겨드랑이에서 긴 꽃대가 나와 그 끝에 1개의 꽃이 달리는데, 꽃받침과 꽃잎 모두 노란색이나 붉은색입니다. 한련화라는 이름은 잎 모양이 연잎과 비슷해 생긴 이름입니다. 잎만 보면 꼭 작은 연잎 같이 생겼습니다. 화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입니다.
한련화는 대표적인 '식용꽃(edible flower)'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 꽃 색깔이 다양해 팬지와 함께 식용꽃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꽃입니다. ‘먹을 수 있는 꽃’으로 음식의 맛과 향기, 모양을 돋우는데 그만이라고 합니다. 베고니아, 금어초, 장미, 제라늄, 자스민, 프리뮬러, 스토크(비단향꽃무) 등도 식용 가능한 꽃입니다. ^^
한련초(旱莲草)는 논, 습한 밭, 논둑, 도랑, 습지, 하천변 등에서 사는 한해살이풀입니다. 농촌 들녘의 건조하지 않은 곳이라면 어디든 사는 잡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련화가 도시에서 화려하게(?) 사는 식물이라면 한련초는 농촌에서 수수하게 사는 식물인 셈입니다. ^^
한련초는 8~9월에 가지와 원줄기 끝에 1개씩 달리는 꽃차례를 달고 있습니다. 빼어난 미모를 가진 꽃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논두렁 등에 워낙 흔해 무슨 꽃인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식물이죠. ^^
한련초는 농촌 들녘의 건조하지 않은 곳이라면 어디든 산답니다. 도랑이나 묵정논과 같은 늘 습한 곳에 사는 습지식물로 분류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논에 가까운 밭에서도 잘 사는 것 같습니다. ^^ 한련초는 물 흐름으로 종자를 퍼트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종자 익을 시기에 지표면에 물이 있어야 하고, 그래서 물을 대고 빼는 벼농사가 성행하는 곳이라면 한련초는 늘 영역을 확보한다고 합니다(한국식물생태보감1).
한련초(旱莲草)는 가물 '旱' 연꽃 '蓮'자를 쓰고 있으니 '가뭄 연꽃'이라는 뜻입니다. ^^ 이 독특한 이름은 “연꽃처럼 물에서 살지만 꽃은 논이 마른 다음에 피니까 ‘가뭄에 피는 연꽃'이라는 이름”(책 ‘꽃나들이’)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 오늘은 이름이 비슷한 한련화와 한련초의 비슷한 점, 다른 점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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