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효창공원 원효대사상에 자리잡은 저 풀 이름은?

우면산 2021. 11. 4.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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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을 산책하다가 원효대사상 받침대에 웬 풀이 자라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처음엔 누가 장난으로 꽂아놓은 것 아닌가 하고 다가가 보았는데 가까이서 자세히 보니 진짜 풀이었다.

 

어쩌다 씨앗이 바람에 날리다 원효대사상 받침대 돌 틈에 자리 잡고 뿌리를 내린 자란 것이다. 원효대사가 인자한 표정으로, 바로 아래 자리잡은 풀이 잘 자라는지 금방이라도 고개를 숙일 것 같은 구도였다. ^^ 풀이 자라기에는 너무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잘 자라고 있었다. 좀 있으면 꽃대가 올라와 꽃이 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큰방가지똥이 효창공원 원효대사상 받침대에서 자라고 있다.

 

이 풀은 어떤 식물일까. 큰방가지똥이었다. 방가지똥이나 큰방가지똥은 전체적인 모습은 엉겅퀴 닮았고 꽃은 민들레를 닮은 노란 꽃을 피운다. 특히 가시가 험상굳게 생긴 큰방가지똥이 엉겅퀴를 닮았다. 봄부터 10월까지 꽃이 필 정도로 번식력이 강하고 남부지방에서는 초겨울에도 꽃을 볼 수 있다.

 

둘 중 큰방가지똥을 더 자주 주변에서 볼 수 있다. 큰방가지똥은 방가지똥에 비해 전체적으로 크고 잎도 두텁고 잎 표면에 광택이 있는 점이 다르다. 원효대사상에 있는 식물은 잎이 두텁고 잎 표면에 광택이 있는 것이 큰방가지똥이었다.

 

효창공원 원효대사상 받침대에서 자라는 식물. 

 

방가지똥은 왜 이런 이름을 가졌을까. 계명대 김종원 교수는 ‘한국식물생태보감 1’에서 “방가지'는 곤충 방아깨비의 방언이라며 “방아깨비는 위험에 처하면 배설물을 내놓는데, 마치 방가지똥 종류가 상처를 입으면 흰 유액을 내놓는 것과 같다. ‘자는 그렇게 덧붙여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동인문학상을 받은 김숨의 소설떠도는 땅 1937년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 거주한 조선인17만여 명이 스탈린 정권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한 비극을 다룬 소설이다. 임신부금실을 중심으로, 한 화물열차 칸에 탄 조선인 27명이 겪는 살인적인 고난과 그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대화체 중심으로 전하고 있다. 금실이 천신만고 끝에 카자흐스탄에 도착해 출산한 후 기아에 시달리는 장면에 방가지똥이 나오고 있다.

 

큰방가지똥

 

<젖은 메말라 한 방울도 나오지 않는다. 배가 고픈 아기는 젖가슴을 통째로 빨아 삼킬 듯 세차게 젖꼭지를 빤다. 그녀는 두꺼비만 한 보리빵 한 덩이로 사흘을 버텼다. 양을 불리려 조심씩 떼어 들에서 뜯은 낯선 야생풀과 함께 죽을 쑤어 먹었다. 쥐가 갈아먹은 듯 잎이 뾰족뾰족하고 질긴 야생풀에는 민들레처럼 노란 꽃이 매달려 있었다. 피어나기 전부터 강렬한 햇빛과 건조한 모래바람에 시달린 꽃은 애늙은이처럼 지치고 슬퍼 보였다. 그녀는 꽃을 떼어내 버리고 뿌리와 잎만 씻어 죽에 넣었다.>

 

방가지똥.

 

이 식물 이름이 나오지는 않지만, ‘민들레처럼 노란 꽃이 피고쥐가 갈아먹은 듯 잎이 뾰족뾰족하고 질긴 야생풀은 방가지똥에 가장 가까운 것 같다. 특히 큰방가지똥이 ‘쥐가 갈아먹은 듯 잎이 뾰족뾰족하다. 집은 물론 식량 등 기본적인 생필품도 없이 황야에서 새 삶을 시작해야 하는 사람들이 거친 환경 속에서 자라는 방가지똥과 닮았다. 큰방가지똥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에 분포하는 식물이다.

 

 

◇더 읽을거리

 

-노란 꽃 방가지똥, 왜 이런 이름을 가졌을까? 

 

-무궁화 씨앗에 태극무늬 있는 것 아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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