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서울대공원 둘레길을 돌다가 재미있는 안내판을 보았습니다. ‘새들이 좋아하는 나무’라는 제목의 안내판이었는데, 어떤 새들이 어떤 나무 또는 열매를 좋아하는지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 저는 새는 문외한인데 새와 나무를 함께 설명해 놓으니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그 내용을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이 안내판에서 다룬 새는 꾀꼬리, 밀화부리, 솔잣새, 어치, 까치 등 다섯 가지였습니다. 이중 밀화부리와 솔잣새는 이름도 난생처음 들어보는 새였습니다. 안내판에 나온 사진을 보아도 솔잣새는 본 적도 없는 새 같았습니다. ^^
먼저 ‘꾀꼬리와 느티나무’입니다. 느티나무는 산기슭이나 마을 주변에 많이 심어져 있고, 가지가 고루 퍼져 둥근 나무 모양을 만들고 잎이 많아서 시원한 나무 그늘을 만들기 때문에 마을의 정자나무로 많이 심어졌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그리고 여름에 잎이 울창하게 우거져 특히 경계심이 많은 꾀꼬리가 많이 쉬어가는 나무라고 설명이 나옵니다. ^^
다음은 ‘밀화부리와 단풍나무’입니다. 단풍나무는 잎이 보통 5~7개로 갈라지고 9~10월에 익는 열매는 프로펠러 모양의 날개가 있어서 쉽게 구분할 수 있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이어 씨앗을 주로 먹는 밀화부리, 콩새 등이 단풍나무 열매를 좋아한다고 적어 놓았습니다. 단풍나무과 나무들은 날개가 달린 시과(翅果)라는 열매를 맺는데, 프로펠러처럼 빙빙 돌면서 날아가는 열매입니다. 단풍나무 열매도 먹는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데, 뜻밖이었습니다. ^^ 다음에 보면 맛을 볼 생각입니다.
이어서 ‘솔잣새와 잣나무’입니다. 먼저 잣나무는 잎이 달린 가지의 모습이 소나무와 비슷하지만 5개의 바늘잎이 한 묶음이고 솔방울 열매도 소나무보다 휠씬 크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그리고 교차된 부리를 가지고 있는 솔잣새는 소나무와 잣나무의 열매를 먹고 산다는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솔잣새는 붉은 색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 이 새는 중국(북부)·아무르·우수리 등의 침엽수림을 중심으로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는 해에 따라 불규칙하게 찾아와 월동하는 드문 겨울 철새라고 합니다.
‘어치와 신갈나무’ 얘기도 재미있습니다. ^^ 참나무는 ‘상·굴·졸·갈·신·떡’의 총칭이라는 것을 여러 번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이중 신갈나무는 옛날에 짚신 바닥이 해지면 잎이 넓은 신갈나무 잎을 바닥에 깔아 이 같은 이름을 얻었다는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어치는 신갈나무 도토리 열매를 좋아하고 따로 저장도 한다고 합니다. 도투리는 새들이 먹기에는 좀 큰 것 같은데 정말 신기합니다. ^^
‘까치와 감나무’ 이야기는 익숙한 이야기지요. 9월말 황홍색으로 열리는 감은 새들도 좋아하는 먹이랍니다. 감나무에서 가장 높이 달리는 열매는 ‘까치밥’이라고 해서 까치들이 먹을 수 있도록 남겨놓는 우리 고유의 풍습이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서울대공원 둘레길에서 만난 ‘새와 나무’ 안내판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
◇더 읽을거리
-‘상·굴·졸·갈·신·떡’...가장 쉬운 참나무 6형제 구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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