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호랑가시·구골목서·홍가시·멀꿀, 서울에서 자라는 남부 수종들

우면산 2021. 11. 19.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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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 공원이나 화단을 지나다 좀 놀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분명히 남부수종이라고 한 나무들이 서울에서도 떡하니 잘 자라는 것을 보는 경우입니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남부수종들이 북상하며 세력을 넓히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어떤 남부수종들이 서울에서도 잘 자라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며칠 전 서울 마포구의 대단지 아파트 정원에서 구골목서를 보았습니다. 구골목서는 구골나무와 목서(은목서)의 교잡종으로, 주로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나무입니다. 대신 마포 구골목서는 잎은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었지만 꽃이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나무처럼 풍성하지 않고 몇 송이 달리는 정도였습니다. 이 아파트는 5~6년전 입주한 새 아파트인데 조경을 하면서 남부수종도 심어본 모양입니다. ^^

 

구골목서. 며칠전 서울 마포구 대단지 아파트에서 담은 것이다.

 

구골목서는 구골나무와 목서(은목서)의 교잡종이라 두 나무 중간쯤에 해당하는 특징들을 갖고 있습니다. 구골나무는 잎에 날카로운 큰 가시가 있고 목서(은목서)는 잎이 밋밋하거나 상반부에만 미세한 톱니가 있는데, 구골목서는 작은 톱니가 촘촘하게 나 있습니다. 구골목서도 잘 자라는데, 목서 종류 중에서 가장 향기가 좋고 꽃 색깔도 등황색으로 예쁜 금목서도 서울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다음은 홍가시나무입니다. 제가 올 초에 소개한 적이 있는데, 서울 공덕역 근처 소공원에서 홍가시나무를 심어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나무는 내한성이 약해서 주로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 관상용으로 심는 것입니다. 그래서 서울에서 잘 자랄까 걱정했는데, 별 무리없이 잘 자라고 있는 것입니다. ^^  역시 최근 입주한 새 아파트를 만들 때 조성한 소공원에 있습니다.

 

홍가시나무.

 

제주도 등을 여행하다 보면 봄인데도 온통 붉은빛으로 물든 나무 무리를 볼 수 있는데 이 나무가 바로 홍가시나무입니다. 주로 생울타리 등 경계목으로 심어 놓았고, 가로수 등으로 따로따로 심어놓은 것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잎이 새로 자랄 때와 단풍이 들 때 붉은빛을 띠므로 홍가시나무라고 합니다.

 

멀꿀이라는 상록덩굴나무가 있습니다. 추위에 약해 우리나라의 남쪽 해안과 섬 지역에서 주로 자생하는데, 서울 선유도공원에 가면 건물 벽에서 멀꿀이 꽃을 피우며 잘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멀꿀이라는 이름은 열매가 꿀처럼 너무 달아 맛보면 정신이 멍해질 정도라고 ‘멍꿀’이라 하던 것이 변한 이름이라고 합니다. ^^

 

서울 선유도공원에서 꽃을 피운 멀꿀.

 

호랑가시나무는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전라남북도와 제주도에 분포하는 상록 활엽 관목이라고 나옵니다. 전북 부안이 북방한계선이라고 변산 도청리의 호랑가시나무 군락은 천연기념물(122)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홍릉수목원에 가면 호랑가시나무가 꽃 피고 열매 맺으며 잘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난대성 상록활엽수들이 어디까지 북상했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서울 홍릉수목원 호랑가시나무 열매.

 

 

◇더 읽을거리

 

-서울에서 처음 본 홍가시나무, 살아남을까? 

 

-크리스마스 장식에 등장하는 호랑가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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