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조간에서 유홍준 교수(전 문화재청장)의 ‘꽃차례’라는 제목의 칼럼을 읽다가 ‘꽃소식은 섬진강에서 올라온다’는 표현을 보았습니다. 맞습니다. ^^ 초봄 꽃소식은 제주도, 부산에서도 올라오지만 너무 빨라서 현실감이 떨어지는 면이 있습니다. 섬진강 꽃소식이 올라와야 ‘봄이 진짜 왔구나’ 느껴지더군요. ^^
유 교수는 “봄꽃은 생강나무, 산수유, 매화가 거의 동시에 피면서 시작된다”며 “구례 산동마을에 노목으로 자란 산수유가 실로 장하게 피어나고, 광양 매화마을은 일찍부터 매화 축제를 열고 있”는 것을 그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 글을 보고 지난 주말 자전거로 섬진강댐에서 출발해 매화마을까지, 섬진강을 다녀온 것을 바탕으로 섬진강 봄꽃 소식을 전하려고 합니다. ^^ 산수유와 매화 등은 지난번 올렸으니 아래 링크 참고하세요.
먼저 광대나물입니다. 이미 서울에서도 양지바른 곳에서 볼 수 있지만 섬진강 광대나물은 제대로 피었고 더 깨끗했습니다. ^^ 광대나물은 초봄에 피는 대표적인 들꽃 중 하나입니다. 진분홍빛 꽃이 인상적이지만 윗부분 잎도 잎자루 없이 줄기를 감싸고 있는 것이 마치 프릴 달린 광대옷 같습니다. ^^
다음은 양지꽃입니다. 섬진강 옆 산기슭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고 있었습니다. 양지꽃은 노란 꽃잎 다섯장이 피고, 작은 잎들이 3장에서 9장까지 장미의 잎이 달리듯 달린 형태입니다. 꽃이 더 피어나면 노란 꽃방석을 이룰 것입니다. ^^ 양지꽃은 산과 들의 양지 바른 곳에서 자란다고 부르는 이름입니다.
오늘 가장 자랑하고 싶은 것은 길마가지나무 꽃입니다. 섬진강 상류에 있는 용궐산 하늘길을 오르다 이 꽃을 보고 거의 탄성을 지를 뻔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 꽃을 찾고 있었거든요. ^^ 길마가지나무 꽃은 올괴불나무 꽃과 함께 산에서 가장 빨리 꽃이 피는 나무입니다.
생강나무가 막 꽃봉오리를 터트리려고 할 때 길마가지나무와 올괴불나무 꽃은 이미 피어 있습니다. ^^ 두 꽃이 산에서 가장 빨리 봄소식을 전하는 꽃인 것입니다. 길마가지꽃은 노란 발레 토슈즈(toeshoes)를 신고 있고 올괴불 꽃은 빨간 토슈즈를 신고 있습니다. ^^ 올괴불나무는 주로 중부 내륙에, 길마가지나무는 주로 남쪽 지방에 살고 있습니다.
용궐산은 섬진강 순창 구간 장군목 근처에 있는데, 산세가 험한 바위산이지만 540m 데크길을 놓아 등반을 돕고 있더군요. 섬진강을 지나다 바위산에 놓은 데크길이 인상적이어서 올라가 보았습니다. ^^ 올라갈수록 굽이치는 섬진강 장군목의 절경이 멋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쌍계사에서 본 제비꽃입니다. 꽃이 연한 자주색인 것이 제비꽃 중에서도 일찍 피는 편인 왜제비꽃이네요. 흔히 담장 가에서 무더기로 피는 경우가 많은데, 위험하게도 쌍계사 적묵당 앞 자갈밭에 피어 있었습니다. ^^ 남부지방에 많지만 서울에까지 북상해 자라는 제비꽃입니다. 오늘은 섬진강에서 북상 중인 초봄 꽃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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