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서울 남산 둘레길과 성곽길을 걸었습니다. 날씨가 추워져서 별 기대도 하지 않고 간 길인데 뜻밖에도 꽃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바로 ‘지금’ 서울 남산에 핀 꽃들 이야기입니다. ^^
가장 반가운 것은 영춘화였습니다. 영춘화(迎春花)는 개나리 비슷하게 노란 꽃이 피는 나무로, 이름 자체가 '봄을 맞이하는 꽃'이란 뜻입니다. ^^ 자라는 모양이나 크기가 비슷해 멀리서 보면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개나리와 닮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영춘화를 보고 흔히 개나리가 피었구나 생각하고 지나치기 쉽습니다.

하지만 개나리보다 보름쯤 먼저 피고, 꽃잎이 대개 6개로 갈라지는 점이 다릅니다. 개나리는 4개로 갈라지는 꽃입니다. 개나리는 우리 토종인 데 비해 영춘화는 중국 원산으로 관상용으로 들여와 심은 것입니다. 개나리 꽃도 곧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회양목 꽃도 피었습니다. 회양목은 쥐똥나무, 사철나무, 화살나무 등과 함께 생울타리로 많이 쓰이는 나무입니다. 그만큼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지만 회양목 꽃은 별로 주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금 회양목 꽃이 피었으니 한번 보세요. ^^ 꽃은 가지 끝이나 잎겨드랑이에 꽃잎도 없이, 수꽃과 암꽃이 함께 몇 송이씩 연한 노란색으로 뭉쳐 핍니다. 좋은 향기를 갖고 있으니 만나면 꼭 향기도 맡아보세요. ^^

남산 둘레길엔 실개천이 있습니다.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걷는 것이 남산길 걷기 묘미 중 하나입니다. ^^ 그 실개천 돌 틈에서 돌단풍 꽃이 피고 있습니다. 주로 돌 틈에서 자라고 잎 모양이 단풍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이 돌단풍입니다. 돌단풍이라는 이름답게 가을에 붉게 단풍까지 듭니다. ^^

둘레길 중간중간에 꽃들을 모아 꽃밭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중 이 봄을 대표할만한 데이지와 물망초 꽃을 소개합니다. ^^ 잘 아시겠지만 물망초(勿忘草)의 꽃말은 ‘나를 잊지 마세요’입니다.


요즘 노란꽃이 핀 나무가 보이면 산수유 아니면 생강나무입니다. 산수유는 긴 꽃자루 끝에 노란 꽃이 하나씩 핀 것이 모여있는 형태이고, 생강나무는 짧은 꽃들이 줄기에 딱 붙어 뭉쳐 핍니다. 색깔도 산수유가 샛노란 색인 반면 생강나무는 연두색이 약간 들어간 노란색으로 좀 다릅니다.

산수유는 열매를 얻기위해 중국에서 들여온 나무지만, 생강나무는 산 계곡이나 숲 속의 냇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생나무입니다. 나무 이름은 나무에서 생강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

딱총나무 꽃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초봄에 보라색 꽃봉오리가 올라온 다음, 점차 연노란색 꽃차례가 펼쳐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7~8월엔 꽃 모양 그대로 붉은 열매가 열리는 나무입니다. ^^ 나무 꽃들은 대개 5월쯤 가야, 빨라야 4월쯤 피는데 산수유, 생강나무, 딱총나무는 부지런한 나무들입니다. ㅎㅎ

◇더 읽을거리
-이름 자체가 새 봄 알리는 꽃들 있다고? ^^ 영춘화, 봄맞이, 보춘화
-돌단풍 금낭화 할미꽃 매발톱 자란, 원예종으로 정착 성공한 봄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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