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천마산에 다녀왔습니다. 예상대로 초봄 야생화의 성지답게, 계곡을 따라 봄꽃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다래산장가든에 주차하고 팔현 계곡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먼저 앉은부채입니다. 천마산엔 유난히 앉은부채가 많습니다. 이맘때 앉은부채를 보면 도깨비 방망이처럼 생긴 꽃차례를 볼 수 있습니다. 도깨비 방망이를 부처님 후광처럼 생긴 불염포(佛焰苞)가 싸고 있는 모습을 보면 신기할 따름입니다. 앉은부채라는 이름도 꽃 모양이 앉아 있는 부처 같다고 해서 나온 것입니다. 앉은부채 꽃차례가 꼭 코로나 바이러스같이 생겼죠? 요즘 코로나가 주춤하다 싶더니 앉은부채 꽃 속으로 숨었군요. ^^
바람꽃 종류로는 꿩의바람꽃과 만주바람꽃이 한창입니다. 둘다 귀한 야생화는 아니지만 아무 산에나 있는 꽃도 아닙니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깨끗한 산에서 자라는 야생화들입니다. ^^ 천마산 바람꽃들은 더욱 깔끔한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천마괭이눈과 애기괭이눈 감상하세요. ^^ 천마괭이눈(얼마전까지 금괭이눈으로 부른 종입니다)은 꽃받침조각과 주위 잎의 색깔이 노랗게 금가루를 뿌려 놓은 것 같습니다. 괭이눈이라는 이름은 열매 모양은 고양이의 눈을 닮았다고 붙인 이름입니다. 물가에 피어 있는 작은 애기괭이눈도 탄성을 자아낼만큼 예쁩니다. ^^
다음은 현호색과 점현호색입니다. 현호색은 초봄을 대표하는 야생화 중 하나인데, 천마산에는 유난히 잎에 점이 있는 점현호색이 많습니다. ^^ 현호색이 활짝 피면 종달새들이 군무하는 것 같습니다. 현호색 속명(Corydalis)이 종달새에서 유래한 것이기도 하다. 산자락 개울가나 양지바른 언덕 등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꽃입니다. 현호색(玄胡索)이라는 이름은 약재 이름에서 온 것입니다.
전에 소개한 적이 있는 개암나무 꽃, 산괴불주머니도 피었습니다. 개암나무에서 작은 붉은 꽃이 암꽃이고 길쭉한 것이 수꽃입니다. 산괴불주머니는 요즈음 전국 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야생화입니다. ^^
마지막으로 처녀치마입니다. 아직 한두 주 이른 듯 했지만 처녀치마 꽃을 볼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 처녀치마는 전국 산지의 개울가 등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랍니다. 꽃은 자주색 또는 보라색으로 줄기 끝에서 3~10개 정도 꽃술이 비스듬히 아래로 뻗으면서 하나의 꽃 뭉치를 이룹니다.
처녀치마라는 이름처럼 꽃 모양과 색깔이 세련된 아가씨가 입는 치마같이 생겼습니다. 요즘 젊은 아가씨들이 입는 미니스커트 같기도 하고, 짧은 캉캉치마 같기도 합니다. 로제트형으로 퍼진 잎도 치마 모양과 닮았습니다. 다음에는 태백제비꽃 등 천마산에서 본 제비꽃들을 소개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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