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에도 인연이 있듯이 사람과 꽃 또는 식물 사이에도 인연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꽃은 아주 귀한데도 쉽게 만나고, 또 어떤 꽃은 흔한 꽃인데도 쉽게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 경우엔 돌가시나무가 쉽게 만나지 못한 꽃이었는데 마침내 지난 주말 만났습니다. ^^
돌가시나무는 남부지방 해안이나 산기슭에서 땅이나 바위를 타고 오르며 자라는 나무입니다. 이름은 돌밭에 사는 가시나무(찔레꽃)라는 뜻인데, 찔레꽃이 누운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흰꽃이 피는 것이 찔레꽃과 비슷하지만 포복성으로 땅을 기며 자라는 것이 다르고, 꽃도 지름 3~3.5cm 정도로 찔레꽃보다 큽니다. ^^
또 찔레꽃은 낙엽성이고 잎에 광택이 없지만, 돌가시나무는 반상록성이고 잎에 광택이 있는 것도 차이가 납니다. 어떻든 찔레꽃은 줄기가 바로 서면서 가지가 밑으로 처지는 것을 볼 수 있지만, 돌가시나무는 바닥을 기면서 살기 때문에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더군요.
돌가시나무는 저와 인연이 없어서인지 그동안 꽃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해안가 사는 분들은 그 잡초처럼 흔한 돌가시나무가 뭐가 대단하다고 만나고 안 만나고를 따지느냐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러나 제 입장에서는 사는 곳(서울)이나 고향엔 없는 꽃이어서 돌가시나무 꽃을 보려고 여러 번 노력했습니다. 돌가시나무 꽃 사진이 꼭 필요한데 없어서 구입해서 쓴 적도 있습니다. ^^
사실은 돌가시나무를 못본 것도 아닙니다. 돌가시나무가 바닷가 바위 등에서 길게 포복해 자라는 것은 많이 보았고, 가을이나 겨울에 돌가시나무 붉은 열매도 여러 번 담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꽃이었습니다. 돌가시나무가 가장 화려할 때, 꽃이 피었을 때 만난 적이 없는 것입니다. ^^
지난 주말 통영에 간 김에 이번에는 꼭 돌가시나무 꽃을 만나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해안가에서 열심히 돌아다녔는데, 아~ 아직 돌가시나무 꽃이 안 핀 겁니다. 꽃망울이 맺힌 것이 있고 어떤 것은 꽃망울에 살짝 하얀 꽃잎이 비치는데도 아직 벌어지지 않은 겁니다. ^^
주변을 둘러보니 찔레꽃은 거의 다 지고 있더군요. 찔레꽃이 지면서 피는 꽃이면 바로 지금인데… 저는 포기하지 않고 통영 해안가를 따라 더 걸어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돌가시나무 꽃이 한 송이 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 다른 꽃들도 그러듯이 한 송이가 보이기 시작하니 주변에서 핀 것이 몇 송이 더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 오늘은 찔레꽃 비슷한 돌가시나무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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