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프로펠러·바람개비·비행접시, 사람보다 먼저 만든 식물들 ^^

우면산 2022. 5. 7. 06:27
반응형

 

단풍나무 잎에 열매가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단풍나무 열매는 정말 독특하게 생겼는데, 바로 열매에 날개 그러니까 프로펠러가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열매에 날개를 단 식물들을 소개합니다. ^^

 

작은 단풍나무 꽃이 지고 나면 아래 사진처럼 2개의 날개가 달린 열매가 맺힙니다. 열매를 중심축으로 양쪽에 잠자리 날개와 같이 얇은 날개가 달려 있습니다. 얇은 조직은 씨방의 벽이 진화한 것이라고 합니다. ^^ 단풍나무 씨앗이 떨어질 때 보면 이 날개가 빙빙 돌면서 떨어져 멀리 날아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날개 크기가 다른 점을 볼 수 있죠? ^^

 

단풍나무 열매.

 

날개 달린 열매를 ‘시과(翅果)’라고 하는데, 단풍나무 이외에도 복자기나무 등 단풍나무 종류는 이런 시과 열매를 갖고 있습니다. 단풍나무 씨앗은 한 번 바람을 타면 씨앗이 나온 어미나무로부터 최대 100m 정도까지 날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대단하죠? 바람이 불면 단풍나무 씨앗이 돌면서 위쪽에 소용돌이가 생기고, 이것이 씨앗 위쪽 압력을 낮추어 아래쪽 공기를 위로 올린다고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열매가 공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고 멀리 날아가는 것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물푸레나무 종류들도 단풍나무와 비슷한 방식의 씨를 갖고 있습니다.

 

물푸레나무 열매.

 

요즘 왕성하게 잎을 피우고 있는 가죽나무의 열매도 프로펠러를 달고 있습니다. 사람이 프로펠러를 만든 것은 기껏해야 100년 남짓일 테니 식물들이 사람보다 먼저 프로펠러를 개발한 셈입니다. ^^

 

가죽나무 열매.

 

벽오동 열매도 독특하게 생겼습니다. 벽오동 나무엔 초여름에 원뿔 모양의 꽃차례에 노란빛의 작은 꽃들이 수없이 달립니다. 가을로 접어들면 아래 사진처럼 익어 가는 열매 모양이 정말 신기합니다. 작고 오목한 껍질의 가장자리에 쪼글쪼글한 콩알 크기의 열매가 3~4개씩 붙어 있습니다. 이 모양을 뭐와 비유해야할까요? 바람개비 같기도 하죠? 벽오동나무는 이 작고 오목한 껍질을 이용해 조금이라도 멀리 열매를 보내려고 시도하는 것입니다. ^^

 

익어가는 벽오동 열매.

 

찰피나무 등 피나무 종류들도 프로펠러를 갖고 있습니다.  다만 피나무 종류는 아예 꽃이 필 때 이미 꽃줄기에 날개 모양의 부속체, ‘포()’를 달고 있습니다. 역시 용도는 단풍나무 프로펠러와 같습니다. ^^

 

찰피나무 꽃자루에 프로펠러처럼 생긴 포가 달려 있다.

 

느릅나무 종류도 비슷한 방식으로 열매를 멀리 보냅니다. 느릅나무 열매를 보면 종자를 빙 둘러 날개를 단 모양이 꼭 비행접시 같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봄에 비술나무 등 씨앗이 길거리에 무수하게 떨어져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민들레처럼 씨에 갓털을 붙인 종들도 바람을 이용해 씨를 조금이라도 멀리 보내려고 시도하는 것입니다.

 

길가에 떨어진 비술나무(느릅나무 종류) 열매.

 

식물이 프로펠러를 만드는 것 이외에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씨앗을 전파합니다. 물봉선처럼 자신의 힘으로 튕겨 보내는 전략, 제비꽃처럼 ‘엘라이오솜’을 만들어 개미 입맛을 이용하는 전략, 도깨비바늘처럼 동물의 몸에 붙어서 이동하는 전략, 겨우살이처럼 동물에 먹힌 다음 배설물로 뿌려지는 전략 등이 있습니다. ^^

 

 

◇더 읽을거리

 

-단풍 구분1/신나무 고로쇠 단풍 당단풍 섬단풍…신고단당섬 

 

-오동나무·벽오동·개오동 열매, 이렇게 생겼답니다 ^^ 

 

-한강 지킴이, 참느릅나무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