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길을 가는데 바닥에서 하얀색 꽃이 자꾸 눈길을 끌어당깁니다. 뭔가 싶어 자세히 살펴보니 바닥을 기면서 자라는 식물에 꽃이 피었습니다. 수염가래꽃이었습니다. 나중에 필요할지 몰라 스마트폰을 꺼내 담아두었습니다. ^^ 그게 일주일 전쯤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의왕 연꽃단지에 들렀더니 곳곳에서 수염가래꽃이 나타나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마치 왜 정식으로 DSLR 카메라로 담아주지 않느냐고 항의하는 것 같았습니다. ^^ 할 수 없이 캐논 카메라를 꺼내 담은 것이 아래 사진입니다. ^^
수염가래꽃은 논둑이나 습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수생식물입니다. 옆으로 뻗어가면서 마디에서 뿌리가 내리며 자라는데 마디에서 갈라진 가지가 곧게 3∼15cm 자랍니다. 잎은 바소꼴로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습니다. 수염가래꽃이라는 이름에서 수염은 갈라진 꽃 모양으로 붙인 것이고 가래는 대표적인 논 잡초 가래에서 빌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
꽃은 5~8월에 잎겨드랑이에서 한개씩 연한 자줏빛을 띠는 백색으로 피는데, 5갈래로 깊게 갈라진 입술모양입니다. 그런데 꽃이 어떤 꽃과 좀 담지 않았나요? 맞습니다. 아래 숫잔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숫잔대와 속(Lobelia)까지 같은 꽃입니다. ^^
‘Lobelia’로 검색해보니 숫잔대만 아니라 또 다른 꽃들이 나와 좀 놀랐습니다. 그 중 하나가 주름잎이었습니다. 주름잎도 숫잔대, 수염가래꽃과 같은 속에 속해 있었습니다. 속까지 같으면 형제 식물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게다가 ‘로벨리아’라는 원예종 꽃과도 같은 속이었습니다. ^^ 로벨리아는 아래 사진처럼, 청보라색의 작고 귀여운 꽃이 총상꽃차례로 달리는, 길거리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꽃입니다.
수염가래꽃은 예전에 독사에 물리거나 벌에 쏘였을 때 해독제로 썼다고 합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3년전 수염가래꽃 성분이 아토피 피부염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바르는 연고나 복용하는 약 형태로 개발 중이라고 했습니다. 약효를 떠나 수염가래꽃, 볼수록 예쁩니다. 수염가래꽃도 자세히 보아야, 오래 보아야 예쁜 대표적인 꽃인 것 같습니다. ^^
◇더 읽을거리
-시흥 관곡지, 연꽃테마파크에 핀 꽃들① 연꽃·수련·부레옥잠·워터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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