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일은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지 25주년인 날이었습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바우히니아는 찬란히 필 것”이라며 시진핑 집권 이후 홍콩 발전을 찬양했다고 합니다. 바우히니아는 어떤 꽃이기에 인민일보가 이런 내용을 보도했을까요?
바우히니아(Bauhinia)는 홍콩을 상징하는 꽃입니다. 홍콩 깃발(정확히는 홍콩특별행정구기)에도 들어있는 꽃으로, 자형화(紫荊花) 또는 양자형(洋紫荊)이라고도 합니다. 올림픽 등에서 홍콩 선수단이 입장하는 것을 보면 붉은색 바탕에서 흰색으로 바우히니아를 그려 넣은 깃발을 앞세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꽃이 난(蘭)과 비슷해 영문명이 'Hong Kong Orchid Tree'입니다.
발리, 베트남 등 동남아를 여행하다 보면 위아래 사진처럼 나무에서 난과 비슷한 꽃이 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자주색이 대부분인데 어쩌다 흰색, 노란색 꽃도 볼 수 있습니다. 이 꽃이 바로 바우히니아입니다. 잎은 가운데가 쏙 들어가 하트 모양입니다. 상당히 인상적인 꽃이라 한번 보면 오래 기억이 남는 꽃이기도 합니다. 아래 사진은 발리에서 담은 것입니다 ^^
바우히니아는 홍콩을 여행하다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꽃이기도 합니다. 홍콩 완차이구에 ‘골든 바우히니아 광장’이 있는데, 영국으로부터 홍콩 반환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광장이라고 합니다. 광장에 거대한 바우히니아 상을 세우며 이 같은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중국의 홍콩 지배를 나타내는 관제 꽃인데, 홍콩을 상징하는 꽃이어서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때 홍콩 젊은이들이 이 꽃 문신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홍콩 민주화의 상징 중 하나인 꽃이기도 한 것입니다.
지난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중국 본토에서 100만 명 이상이 영구 이주했지만 홍콩 인구는 지난 2019년 말 752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1년 6개월 만에 12만6000명 감소했다고 합니다. 또 홍콩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0월부터 2021년 9월 사이 홍콩 초중고생 81만 명 가운데 3만명이 자퇴했다고 합니다. 가히 헥시트(HKexit·탈홍콩)가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2019년 대규모 반중 시위를 계기로 중국이 홍콩에 대한 ‘전면적 통치권’을 행사하기 시작하면서, 영국 수준이던 홍콩을 중국 수준으로 끌어내리니 홍콩 시민들이 견디기 힘든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중국이 홍콩을 중국 수준으로 끌어내리지 말고 중국 스스로가 홍콩 수준으로 올라가면 ‘헥시트’ 같은 단어는 저절로 사라질 것입니다.
◇더 읽을거리
-발리 여행에서 본 꽃들 2
-외도보타니아에 핀 이국적인 꽃들, 부겐빌레아·알라만다·듀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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