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드리운 치맛자락', 파초·바나나·여인초 ^^

우면산 2022. 8. 18.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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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토지를 읽다 보면 파초가 자주 나온다. 파초는 바나나 비슷하게 생겼다. 또 건물 로비 등에는 파초 비슷한, 잎이 크고 넓은 식물을 볼 수 있는데 대개 여인초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다. 오늘은 파초, 바나나, 여인초의 닮은 점과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겠다. ^^

 

소설토지’를 보면 최참판댁 사랑의 앞뜰에 파초가 있다. 그래서 잎을 추려버린 파초 역시 누릿누릿 시들고 있는 것 같았다’(1), <‘한 달 후에는 아버지가 오신다.’ 책상에 턱을 고이고 윤국은 뜰의 파초를 바라본다>(14) 같은 식으로 파초가 자주 나오고 있다. ^^

 

파초. 해남 대흥사.

 

김동명의 시 파초’에조국을 언제 떠났노/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중략) /너의 그 드리운 치맛자락으로/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는 대목이 있다. 파초는 바나나 비슷하게 생겼다. 바나나와 속()까지 같은 식물로, 온대성이지만 영하 10~12도 정도까지 견뎌서 옛부터 남부지방 사찰이나 정원에서도 심어 가꾸었다. 국내 자생종은 아니고 중국에서 도입한 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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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바나나는 열대·아열대 지방에서 재배하는 식물로, 영상 5도 이하로 내려가면 피해를 입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같이 서리가 내리는 온대지역에서는 노지 생육이 불가능하다. 일부 농가에서 온실에서 가꾸긴 하지만, 일반인들은 식물원 온실에나 가야 볼 수 있다. 반면 동남아 등 열대·아열대 지방을 여행하다 보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식물이기도 하다.

 

바나나. 서울식물원.

 

 바나나와 파초는 속()까지 같다. 파초는 바나나에 비해 열매를 잘 맺지 못하고 열매가 열려도 5∼10cm로 작은 점, 바나나 잎 뒷면에서는 분 같은 흰가루가 묻어나지만 파초 잎은 그렇지 않은 점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꽃이 피면 포(, 포엽, 꽃대의 밑에 있는 비늘 모양의 잎)의 색깔로 구분할 수 있다. 아래 사진처럼, 파초의 포는 황색이지만 바나나의 포는 일반적으로 짙은 자주색이다.

 

파초(왼쪽)와 바나나(오른쪽) 꽃대. 포가 파초는 황색이지만 바나나는 짙은 자주색이다. ⓒ꼬꼬마, 공유마당 서자유

 

바나나·파초 비슷한 것으로 여인초가 있다. 건물 로비 등에서 잎이 크고 넓어 파초 비슷한 분위기가 나는 식물을 볼 수 있는데, 이 식물이 바로 여인초다. 여인초는 바나나·파초와는 같은 파초과지만 속은 다르다. 부채 모양에 가까운 잎이 일정한 방향으로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여인초(旅人蕉)라는 이름은 영어 이름 (traveler's tree, traveller's palm)에서 온 것이다. 잘 자라면 잎이 부채처럼 펼쳐지는 점에서 이 식물의 다른 이름인 부채파초(Ravenala madagascariensis J.F.Gmelin)가 더 적절한 이름인 것 같다. 여인초는 흰색에 가까운 꽃이 피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꽃이 피는 것을 보기 어렵다.

 

여인초(부채파초). 건물 로비 등에서 볼 수 있다.

 

 

◇더 읽을거리

 

-발리 여행에서 본 꽃들 1 

 

-외도보타니아에 핀 이국적인 꽃들, 부겐빌레아·알라만다·듀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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