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원주에 간 김에 연세대 미래(원주)캠퍼스에 있는 저수지를 한바퀴 돌았습니다. 흥업저수지 또는 매지저수지라고 부릅니다. 이 저수지를 돌다가 반가운 꽃, 삽주를 만났습니다. 오늘은 국화과 어여쁘고 유용한 꽃, 삽주 이야기입니다. ^^
삽주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식물로, 흔한 꽃은 아니지만 지역을 가리지 않고 숲에서 만날 수 있는 꽃입니다. 꽃이 필 즈음엔 30~100cm정도로 자라는데, 잎이 둥근 모양에서 3~5갈래로 갈라져 있습니다. 그런데 잎 가장자리에 바늘 모양의 가시가 빡빡해 금방 구분할 수 있습니다.
암수딴그루이고 꽃은 7∼10월에 흰색으로 핍니다. 국화과여서 여러 개의 꽃이 둥글게 모여 달리는 특징을 갖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독특한 모양입니다. 그냥 둥근 뭉치같던 꽃차례가 커가며 아주 작고 흰 귀여운 꽃들이 달리는 것입니다. 삽주라는 이름은 한자어처럼 보이지만 순우리말이라고 합니다. 다만 뜻과 어원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삽주라는 이름이 귀에 익었다면 이 식물의 뿌리를 약으로 쓰기 때문일 것입니다. 뿌리가 아주 길고 굵고 단단하게 잘 발달하는데, 길게 자란 묵은 뿌리를 창출, 이어진 땅속줄기 끝에 크게 덩이져 비대해진 덩이뿌리를 백출이라고 합니다. 한방에서 일반적으로 위를 보호하고 땀이 잘 나오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위장병 치료제 등으로 이용했다고 합니다.
어떻든 독특한 모양 때문에 삽주를 만나면 금방 알아볼 수 있을 겁니다. 반그늘진 수목 밑에 많다고 하는데 저도 모두 숲속 나무 아래에서 보았습니다. 봄철에 돋아나는 어린순은 산나물로 먹는다고 하는데, 쌉쌀한 맛이 나서 입맛을 돋우어 준다고 합니다.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에 이 삽주 나물이 나오고 있습니다. 건어물 행상들 대화에 “고령까지 다녀오자면 이래저래 달포가 지나야 할 텐데, 그때쯤이면 십이령에도 봄빛이 완연하겠지요. 그때가 되면 드릅이나 고비나물 삽주나물이 비석거리에 지천이겠지요. 이번 행보에는 우리 행중과 내성까지 동행하는 게 어떻겠습니까?”라고 말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더 읽을거리
-영화 '서편제'에 나오는 맹독 식물, 백부자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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