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영화 '서편제'에 나오는 맹독 식물, 백부자를 아시나요?

우면산 2022. 9. 2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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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한약 쓰는디 부자를 과하게 넣으면 눈이 먼다던데 정말 그런가 모르겄어.”

영화 서편제에서 소리꾼 유봉이 이같은 말을 한 다음, 소리에 한을 더하고자 딸 송화에게 뭘 먹게 해 눈이 멀게 합니다. 그 때 먹인 것이 바로 부자입니다. 부자(附子)는 비상(砒霜), 천남성(天南星)과 함께 맹독성 물질의 대명사 격입니다.

 

백부자(白附子)는 땅속 덩이뿌리인 부자가 흰색이라는 뜻인 맹독성 식물입니다. 식물 전체에 독이 있는데 뿌리의 독성이 가장 강하다고 합니다. 부자 속아코니틴이란 성분은 심장정지, 호흡곤란, 운동신경마비, 내장출혈 등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백부자.

 

몇 년 전 이맘때 강원도 어느 산 깊숙한 골짜기에서 백부자를 보았습니다<위 사진>. 같이 간 야생화 고수가 하는 맹독성, 사약 원료 같은 말을 들으면서 이 꽃을 보니 좀 으스스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 더구나 영화 ‘서편제’ 같은 슬픈 스토리까지 갖고 있으니 좀 애잔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백부자 꽃과 잎.

 

백부자는 투구꽃 비슷하게 생겼고 노란색 꽃이 피기 때문에 구별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누런색 꽃잎으로 둘러싸인 꽃이 꽃줄기에 다닥다닥 붙어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고깔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 토양에 따라 꽃이 자주색을 띠기도 합니다.

 

백부자 학명은 ‘Aconitum koreanum’인데, 종소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우리나라 특산식물입니다. 북한에서는 ‘노란돌쩌귀’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꽃 모양이 돌쩌귀(문짝을 문설주에 달아 여닫는 데 쓰는 두 개의 쇠붙이)를 닮았기 때문입니다. 백부자는 개체 수가 급속히 줄어들어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식물 II급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소개한 적이 있는 투구꽃·진범과 같은 속입니다. ^^

 

투구꽃(왼쪽)과 흰진범.

 

잘 쓰면 약이고 못 쓰면 독이라는 말이 있죠? 백부자는 강한 독성을 지녔지만 사람의 몸에 들어가 양()의 기운을 극대화하는 성질이 있어서 한방에서 약으로 쓰고 있다고 합니다.

 

 

◇더 읽을거리

 

-움직이는 식물, 보라색 투구꽃  

 

-숲속에서 만난 진범 또는 오리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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