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야생화 벌개미취, 화단에 정착하다

우면산 2020. 7. 2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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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동영상은 어제 서울 광화문 근처 한 건물 화단에 핀 벌개미취 꽃을 담은 것입니다. 이르면 7월부터 연보라색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핀 것이죠. ^.^

 

하늘거리는 벌개미취. 연보랏빛 꽃이 크고 풍성한 데다 자생력도 강하다. 우리 특산종이기도 하다.


벌개미취는 원래 깊은 산에 사는 야생화였습니다. 흔히 들국화라 부르는 꽃 중 하나였죠. 햇볕 잘 들고 습기 충분한 계곡이나 산 가장자리가 좋아하는 서식지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산보다 도심 화단이나 도로가에서 더 흔히 볼 수 있답니다. 연보랏빛 꽃이 크고 풍성한 데다 자생력도 강하고, 우리 특산종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널리 퍼진 것이죠.

 

벌개미취가 전국으로 퍼진 계기는 30여 년 전인 1988년 서울올림픽이었습니다. 당시 국가 중대사를 앞두고 국토 가꾸기 사업이 벌어졌는데, 기왕이면 우리 고유 꽃으로 도로를 장식하면 좋겠다고 생각에 벌개미취가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지리산 자락에서 얻은 씨앗으로 증식해보니 벌개미취는 기다렸다는 듯 잘 적응했습니다. 더구나 해마다 새로 심지 않아도 자연 번식하기 때문에 별다른 관리도 필요 없어서 가로 조경용으로 안성맞춤이었습니다. 그후 전국적으로 널리 퍼져 요즘은 어디 가나 벌개미취를 볼 수 있습니다.

 

벌개미취. 야생화에서 원예종으로 가장 성공적으로 변신한 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벌개미취에서 ‘벌’은 햇빛이 잘 드는 벌판에서 자란다고 붙은 이름입니다. ‘취’는 어린 순을 나물로 먹을 수 있다는 뜻이죠. ‘개미’라는 이름이 왜 붙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다만 땅에 사는 개미와는 관련 없는 것은 확실합니다. 개미취라는 야생화가 있는데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

 

벌개미취 학명 ‘Aster koraiensis Nakai’ 중에서 속명 ‘Aster’는 희랍어 ‘별’에서 유래했습니다. 꽃 모양이 별 모양을 닮았다고 이런 속명이 붙었답니다. 종소명 ‘koraiensis’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우리나라 특산종이라 영어 이름도 코리안 데이지(Korean Daisy)입니다. ^^

 

벌개미취는 여름부터 가을까지 가장 사랑받는 꽃으로 정착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벌개미취가 30년 만에 야생화에서 관상용으로 가장 성공적으로 변신한 꽃이라고 평가합니다. 역시 우리 땅에는 우리 꽃이 가장 적합한 거죠?

 

벌개미취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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