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익모초 보면 더 그리워지는 어머니

우면산 2020. 7. 23. 06:00
반응형


 

요즘 아래 사진처럼 마주나는 잎이 길고 홍자색 꽃이 층층으로 달린 식물을 볼 수 있습니다. ^.^  어머니(여성)를 이롭게 하는 풀, 익모초(益母草)입니다.

 

익모초. 긴 잎이 마주나고 홍자색 꽃이 층층이 달린다.

 

생리통 등 여성의 임신과 출산에 관한 모든 질병에 좋다고 합니다. 옛날엔 여름에 입맛이 없어 식사를 못할 때 익모초를 절구에 찧거나 달여 먹기도 했다고 하죠.

 

 

 

익모초는 7~9월 꽃이 피는, 꿀풀과 두해살이풀입니다. 높이 1m이상 자라는 것도 있습니다. 언뜻 보면 쑥 비슷하게 생겼는데 줄기를 돌려나는, 꽃잎 끝이 벌어진 통꽃이 층층이 피는 점이 다릅니다. 잎은 마주나고, 3개로 가늘게 갈라진 조각이 다시 2∼3개로 갈라지는 이색적인 모양입니다(꽃이 필 때는 없어지는 근생엽은 난상 원형). 들이나 길가 풀밭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민가 마당 가장자리에 한두 개체 자라기도 합니다.

 

풀밭에서 자라는 익모초.

 

이 꽃을 볼 때마다 어머니가 생각난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최명희 소설 『혼불』에서도 여주인공 강실이가 익모초를 보고 어머니가 생각나 울음을 삼키는 장면이 있습니다.

 

“단오날 정오에 캔 약쑥 익모초가 제일 좋지. 약효가 그만이라.” 하며 들에 나가 어울려 캐 온 약쑥과 익모초를 헛간 옆구리 그늘에다 널어 말리던 어머니.

(...)

그래서 여름날의 무명옷 올 사이로는 익모초 진초록 쓴맛이 쌉쏘롬히 배어들어, 오류골댁이 소매를 들어 올리거나 슥 옆으로 지나칠 때, 또 가까이 다가 앉을 때면 냇내처럼 그 쓴내가 흩어졌다.

익모...

그 말이 새삼스럽게 가슴을 에이어 강실이는 우욱 치미는 울음을 삼킨다. (『혼불』 7권)

 

비슷한 식물로 송장풀이 있습니다. 송장풀은 꽃색도 연한 분홍색인데다 잎이 긴 타원형이어서 익모초와 구분 가능합니다. 송장풀은 이름이 좀 그렇지만 꽃은 예쁩니다. 왜 이런 이름을 가졌는지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합니다. ^^

 

익모초와 같은 속인 송장풀. 꽃이 연한 분홍색이고 잎이 타원형인 것으로 익모초와 구분 가능하다. ⓒ 킹스밸리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