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야생화 사이트나 소셜미디어 등에는 대흥란 사진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대흥란을 보면 8~9년 전 경북 문경에 이 난초를 보러 갔다가 길을 잃고 가시덤불 속을 헤맨 기억이 떠오른다. ^^
대흥란은 7~8월 개화하는 난초과 식물이다. 대흥란은 잎이 없어서 광합성을 하지 못해 다른 생물의 사체나 배설물·분해물에서 영양분을 얻는 부생(腐生) 방식으로 살아가는 식물이다. 부생식물이지만 줄기와 열매에 엽록소가 있어서 광합성을 한다. 높이 10~30cm 정도.
7~8월에 흰색 바탕에 홍자색이 도는 꽃이 2~5개 피는데, 딱 요즘이다. 대흥란이란 이름은 전남 해남군 두륜산 대흥사 부근에서 발견했다고 붙인 것이다.
하지만 난초과 식물답게, 제주도 등 전국에 자생지가 10여 곳에 불과할 정도로 귀한 식물이다. 요즘엔 야생화 탐사가 늘면서 발견 지역이 늘어나는 것 같지만, 채취 등으로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어서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식물 Ⅱ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자생지는 주로 큰 나무 아래지만 풀이나 작은 나무가 적게 있고, 유기물이 많으며, 토양의 물 빠짐이 좋은, 비교적 건조한 곳이다.
8~9년 전 이 대흥란을 보러 경북 문경의 한 야산에 갔다. 그런데 대흥란이 어디쯤 있다고 대략 듣고 간 탓에 쉽게 찾을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5명이 3개조로 나누어 찾기 시작했는데, 3개조 모두가 길을 잃어버렸다.
한명은 길을 잃고 다른 산쪽으로 갔다가 몇 시간 후에야 합류했고, 한팀은 길이 없는 풀숲을 헤매다 뱀에 물렸고(다행히 독사는 아니었다), 우리팀은 가시덤불을 헤메다 크고작은 상처를 입었다.
또 한번은 이 대흥란을 보러 어느 야산에 갔는데, 대흥란은 많이 있었지만 어찌나 모기떼가 극성인지 제대로 사진도 담지 못하고 쫒겨온 적이 있다. ^^ 두번째 사진이 그때 서둘러 담은 사진이다. ^^ 여러가지로 추억이 많은 대흥란이다.
◇더 읽을거리
-금난초 은난초 감자난초, 산에 가야 만나는 진짜 야생화!
-‘식물학자의 노트’, 식물 전공한 세밀화가가 쓴 책은 뭐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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