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에 블랙핑크 리사 이름, 태국 신종은 어떤 꽃?

 

지난 4월 태국 연구팀이 신종 꽃에 아이돌그룹 블랙핑크의 태국 출신 멤버 리사의 이름을 넣어 발표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이 꽃은 어떻게 생겼기에 리사의 이름을 딴 것일까요? ^^

 

리사. /YG엔터테인먼트 홈피

 

태국 치앙마이대 연구팀은 태국 남부 나라티왓주에서 새로 발견한 아노나과(Annonaceae)의 신종 식물에 ‘Friesodielsia lalisae’라는 학명을 붙였다고 발표했습니다.

 

학명에 리사 이름을 넣어 명명한 꽃의 모습. /Willdenowia에 실린 논문

 

아노나과는 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식물군으로 우리나라 같은 온대 지방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합니다. ‘Friesodielsia lalisae’는 꽃이 강한 향을 가졌고 꽃이 필 때 바깥쪽 길쭉한 꽃잎이 벌어지면서 안쪽의 짧은 꽃잎이 드러나는 특징을 가졌다고 합니다. ^^

 

리사 이름을 넣어 명명한 꽃의 다양한 부분 모습이다. B는 바깥 꽃잎, C는 안쪽 꽃잎, D는 꽃받침, F는 꽃술. /Willdenowia에 실린 논문

 

논문에서 식물의 꽃 사진을 보니 역시 낯선 꽃이고, 우리나라에서는 비슷한 꽃도 찾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더구나 이 신종은 해발 90m의 고무나무 농장과 인접한 숲의 개울 근처에서만 자라는 등 심각한 멸종위기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연구팀은 리사의 본명인 ‘Lalisa Manobal’에서 따서 종소명을 붙였습니다. ^^ 식물의 특징 때문이 아니라 연구팀 중 한 명이 리사의 열렬한 팬이라는 점이 작용했다고 합니다. 논문에 그가 박사과정 동안 리사에게 큰 동기부여와 영감을 받아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써놓을 정도입니다. ㅎ

 

학명에 존경하는 학자, 연구에 큰 도움을 준 사람, 연인 등을 넣는 경우는 적지 않게 있는 일입니다. 학명은 속명+종소명에다 끝에 명명자를 붙여 만듭니다. 속명에도, 종소명에도 넣을 수 있고, 보통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인 ‘국명’에 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주고사리삼이라는 양치식물의 학명은 ‘Mankyua chejuensis’인데, 속명 ‘만규아(Mankyua)’는 우리나라 원로 식물학자인 박만규(1906~1977) 전 고려대 교수의 이름을 땄습니다. ^^ 그러나 당시 인기있는 아이돌 스타 이름을 넣은 것은 정말 드문 사례 아닌가 싶습니다. ^^

 

태국에서 블랙핑크, 특히 자국 출신인 리사의 인기는 엄청나다고 합니다. ‘신으로 추앙받는’ 수준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입니다. ^^ 리사 인스타그램을 찾아보니 팔로워가 무려 9928만명으로 곧 1억명을 돌파할 것 같습니다. 정말 엄청난 인기입니다.

 

 

◇더 읽을거리

 

-제주고사리삼 학명에 담긴 의미, 박만규·제주산·명명학자 ^^ 

 

-야생화계의 BTS, 금강초롱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