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5가지 나팔꽃 구분 핵심 정리

우면산 2020. 8. 13.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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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메꽃과 나팔꽃, 갯메꽃에 대해 알아보는 ‘[꽃맹 탈출] 메꽃은 우리꽃, 나팔꽃은 귀화종’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후속으로 나팔꽃만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나팔꽃은 메꽃과의 덩굴성 식물로, 화단이나 담장 근처 등에 심어 가꾸는 꽃입니다. 나팔꽃 종류는 꽃과 잎을 보고 구분할 수 있습니다.

 

먼저 그냥 나팔꽃은 심장 모양의 잎이 3갈래로 갈라지는 형태입니다. 꽃 색깔은 주로 빨간색 또는 짙은 보라색이고 어쩌다 흰색도 있습니다. 나팔꽃과 엇비슷한 꽃이 피는데 잎이 파이지 않고 둥근 것이 둥근잎나팔꽃입니다.

 

나팔꽃. 꽃색이 다양하고 심장 모양의 잎이 3갈래로 갈라졌다.

 

둥근잎나팔꽃. 나팔꽃인데 잎이 둥근 형태다.

 

미국나팔꽃은 나팔꽃과 비슷하지만, 3개로 갈라진 잎이 아래 사진처럼 더 깊게 파여 있습니다. 꽃색은 담청색입니다. 그리고 꽃은 미국나팔꽃 비슷한데 잎이 갈라지지 않은 것이 둥근잎미국나팔꽃입니다.

 

미국나팔꽃. 잎이 3갈래로 갈라지고 꽃색이 담청색이다.

 

둥근잎미국나팔꽃. 미국나팔꽃인데 잎이 둥근 형태다.

 

그러니까 나팔꽃인데 잎이 둥근 형태가 둥근잎나팔꽃이고, 미국나팔꽃인데 잎이 둥근 형태가 둥근잎미국나팔꽃인거죠. 잎만 보면 나팔꽃과 미국나팔꽃이 비슷하고, 두 ‘둥근잎~’이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이걸 잘 염두해두지 않으면 헷갈립니다. ^^

 

 

둥근잎미국나팔꽃은 둥근잎나팔꽃과 비교할 때 꽃이 약간 작고 꽃받침조각이 길쭉하게 뒤로 휘어지는 점이 다르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여기에다 꽃이 작고 흰색 또는 연한 분홍색인 애기나팔꽃이 있습니다.

 

애기나팔꽃.

 

공지영의 장편소설 『봉순이 언니』는 1960년대 서울 아현동을 배경으로 대여섯살 먹은 주인공이 식모인 봉순이 언니를 보면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입니다. 이 소설엔 채송화·봉선화 등 여러 꽃이 나오지만 가장 인상적인 꽃은 단연 나팔꽃입니다.

 

 

이 소설에서 가장 긴장감이 팽팽하고 안타까움을 주는 대목은 주인공 어머니가 애 지우러 가자고 팔을 잡아끌자 봉순이 언니가 저항하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에 나팔꽃이 나옵니다.

 

<“싫어요! 싫어요! 놔! 놓으란 말이야.”

꽃밭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척 담을 따라 시든 나팔꽃의 꽃씨를 받던 나는 그만 더 참을 수가 없어졌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사실은 내가 운다해도 아무도 나를 눈여겨보지 않겠지만, 나는 큰소리로 울어서는 안된다고 느끼고 있었다. 나는 봉순이 언니가 어머니에게 행하는 집요한 저항의 몸짓을 뒤통수로 느끼면서 까만 씨를 받아내 원피스의 앞주머니에 넣었다. 통통하던 나팔꽃 이파리와 꽃잎들은 이제 말라버렸다.

하지만 이 눈동자처럼 검은 씨앗이 내년 봄에는 다시 담장 따라 피어나리라. 아침마다 이슬을 머금은 그 황홀한 보라빛. 열세개, 열네개, 열 다섯개…. 봉순이 언니의 울부짖는 소리, 나팔꽃 씨를 세는 내 눈에서 하지만 자꾸 눈물이 솟고 있었다.>

 

봉순이 언니의 성격과 처한 상황 등이 가장 집약적으로 드러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시든 나팔꽃’, 그러니까 지금은 곤경에 처한 봉순이 언니지만 ‘내년 봄에는 다시 담장 따라 피어'날 것이라는 점이 이 소설의 주제 아닌가 싶습니다. 조만간 메꽃 종류와 둥근잎유홍초, 유홍초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도 갖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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