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수호초는 흰꽃 원예종, 기린초는 노란꽃 야생화

우면산 2021. 2. 1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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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먹고 들어오는데 회사 근처 화단에 일부 수호초가 벌써 꽃대를 올렸다. 벌써 수호초가 꽃대를 올릴 때인가 놀라며 찾아보니 4~5월 꽃이 피는 식물이다. 일부가 철 모르고 꽃대를 올린 것 같다. 수호초를 보니 식물을 처음 공부할 때 이 식물과 기린초 이름을 오래 헷갈린 기억이 났다.

 

벌써 꽃대를 올린 수호초.

 

수호초는 겨울에도 잎이 푸른 상록 여러해살이풀이다. 일본에서 도입해 재배하는 식물로, 주로 화단이나 나무 밑에 지피식물로 심는다. 높이 30cm 내외로 자란다. 잎은 어긋나지만 윗부분에 모여 달리고 달걀을 거꾸로 세운 듯한 모양이고 윗부분에 톱니가 있다. 꽃은 4∼5월에 흰색으로 핀다수호초(秀好草)’라는 이름은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학자 植木秀幹(우에키 호미키)가 이 식물을 우리나라에 최초로 들여온 것을 기념해 이 학자 이름에서 ‘秀’자를 가져와 ‘好’자를 붙여 만든 이름이라고 한다.

 


식물을 처음 공부할 때 이름이 서로 헷갈리는 식물이 여러 개 있었다. 수호초와 기린초도 그중 하나였다. 다른 사람들은 금방 구분하는 것 같았는데, 나는 유독 수호초와 기린초가 앞에 있으면 이름이 둘 중 뭐였더라한참 생각해도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수호초. 4~5월에 피는 원예종이다.

 

기린초는 수호초보다 늦은 6~7월에 피는 야생화다. 돌나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전국 산지 양지바른 바위틈에서 주로 자란다. 20cm 정도인 줄기가 여러 개 모여 포기를 만들고, 이들이 다시 모여 작은 무리를 이룬다.

 


주걱 모양의 잎은 두텁게 살이 찐 다육질이며, 잎 가장자리에는 무딘 톱니가 동글동글하게 나 있다. 여름에 피어나는 꽃은 노란색이다. 끝이 뾰족한 꽃잎 5장이 모여 이루어진 꽃송이가 줄기 끝에 달린다. 이 꽃이 기린초(麒麟草)란 이름을 가진 것은 노란색 꽃 색깔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래 바위틈이나 돌이 많은 숲 가장자리 등 야생에서 자라는 식물인데, 요즘엔 돌이 있는 정원의 바위틈 등 화단에도 많이 심고 있다.

 

기린초. 6~7월에 바위틈 등에서 피는 야생화다. 

 

왜 수호초와 기린초를 헷갈렸는지 생각해보았다. 우선 두 식물의 잎 모양이 특히 아직 꽃이 올라오지 않은 초봄엔 비슷한 데가 있다. 수호초도 잎이 상록이고 좀 두툼한 편이고, 기린초 잎은 두터운 다육질이다. 수호초나 기린초라는 이름이 꽃 생태와 별 관련 없이 지어져 이름을 연상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기린이 노란색이므로 노란 꽃이 피는 식물은 기린초라고 연상한 이후부터는 헷갈리지 않는다. 식물 이름을 지을 때 기왕이면 식물 특징을 잡아, 식물의 생태와 연관지으면 쉽게, 오래 기억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기린초가 필 무렵, 섬기린초, 태백기린초 등 기린초 사촌들을 소개하는 글을 올려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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