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직원은 광명·시흥 신도시 후보지 땅을 매입해 보상금을 더 받기 위해 버드나무를 잔뜩 심었다. 그런데 언론이 이 뉴스를 전하면서 이 버드나무가 용버들이라고도 하고 왕버들이라고도 하고 있다. 이 버드나무는 용버들일까, 왕버들일까?
마침 버드나무에 물이 올랐다. 버드나무는 봄기운을 빨리 전해주는 나무다. 개울가 갯버들의 꽃술이 일어나고 강변 버드나무에 연둣빛이 돌기 시작하면 봄이 오는 것이다. ^^
국내에 있는 버드나무 종류만 40종이 넘지만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버드나무는 키가 큰 종류로 버드나무, 능수(수양)버들, 용버들, 왕버들이, 키가 작은 버드나무로는 갯버들 등이 있다.
키 큰 버드나무 중에서 기존 가지들은 늘어지지 않고 새로 난 가지만 늘어지는 것이 그냥 버드나무이고, 가지 전체가 늘어져 있다면 수양버들이나 능수버들이다.
왕버들은 버드나무 종류이면서도 잎과 가지가 하늘을 향해서 거의 늘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모양새가 웅장해 ‘왕’버들이다. 잎 모양이 넓은 타원형이며 새 잎은 붉은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호숫가나 물이 많은 곳에서 자란다. 수형이 아름다워 정자나무로도 많이 심었다. 주왕산 입구 주산지 왕버들이 유명하다.
용버들은 용이 올라가는 것처럼 구불구불한 버드나무다. 가지와 잎이 구불거리는 것이 특징이다. 말하자면 파마한 버들이다. 작은 가지는 밑으로 처지고 역시 꾸불꾸불하다. LH 직원이 심은 버드나무 묘목은 구불구불한 것이 심해서 한눈에 봐도 용버들인 것을 알 수 있다. 가지는 공예품 재료나 꽃꽂이 소재로 사용하며, 전국 어디에서나 호수나 하천변 등 습지에서 볼 수 있다. 경복궁 향원정에 여러 버드나무 종류를 심어 놓았는데, 용버들도 볼 수 있다.
수양버들은 중국이 고향인 나무로, 수나라 양제가 대운하를 만들면서 백성들에게 이 나무를 많이 심도록 했고 그래서 이름도 수양버들이라고 한다. 이 수양버들은 심어놓으면 풍치가 아름다워 전 세계 가로수로 퍼져 나갔다.
능수버들은 우리나라에 자생해온 버드나무다. 천안 하면 떠오른 것이 천안삼거리 능수버들이다. ‘천안삼거리 흥/능수야 버들은 흥/제 멋에 겨워서 흥/축 늘어졌구나 흥’로 시작하는 경기민요 흥타령 때문이다. 능수버들은 천안의 시목(市木)이기도 하다.
수양버들과 능수버들을 구분하는 포인트는 새로 난 가지의 빛깔을 보는 것인데, 수양버들은 적갈색, 능수버들은 녹황색인 점이 다르다고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도 이구동성으로 “수양버들과 능수버들을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하니 굳이 두 나무 구분에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좋겠다.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는 책 ‘궁궐의 우리나무’에서 “일반인들은 그냥 늘어지는 나무를 능수버들로 알고 있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갯버들은 버들강아지 또는 버들개지라고도 부르는 작은키나무다. 개울가에서 자라는데, 이른 봄에 윤기 나는 가는 솜털이 일어나면서 노랑 혹은 빨간색으로 변하는 모습이 경이롭다. 이것이 꽃이 피는 모습인데, 정확하게는 수꽃들이 모인 수꽃차례가 피어나는 것이다. 갯버들은 산의 낮은 곳에서 높은 곳까지 물가라면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 조만간 버드나무 종류를 턱잎 등으로 구분하는 방법을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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