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 꽃 이름이 뭐냐는 질문을 받는 꽃이 있다. 홍매화 비슷하게 생겼는데, 꽃이 좀 더 크고 더 다닥다닥 붙었는데 이름이 궁금하다는 것이다. 이 나무 이름은 풀또기다.
풀또기는 꽃이 4~5월에 잎보다 먼저 피지만 곧 잎도 나고, 꽃의 지름이 2~2.5cm로 큰 편이다. 꽃잎이 활짝 벌어져 30개 가량인 수술이 다 드러나 있다. 처음엔 꽃봉오리가 진분홍색으로 부풀어 오르는데 꽃이 만개하면 연분홍색으로 바뀌고 매우 화려하고 아름답다. 그래서 더 사람들이 이름이 궁금한 것 같다. 홑꽃인 풀또기와 겹꽃인 만첩풀또기가 있는데, 화단에 심은 것은 만첩풀또기가 많다. 8월쯤 살구 비슷한데 털이 있는 열매가 드물게 열린다. 전체 높이는 3m까지 자라는 나무다.
풀또기는 북한에서도 북쪽 끝인 함경북도 회령과 무산에서 자라는 나무였다. 그 너머 중국에서도 자란다. 그러니까 정통 북방계 식물인 것이다. 그런데 서울 등에 가져와 심어보니 잘 자랐다. 현재 우리 주변에서, 남쪽에서 자라는 것은 모두 심은 것들이다.
화단이나 산에서 풀또기 비슷한 꽃을 몇 개 더 볼 수 있다. 우선 산옥매다. 중국 원산으로, 도심 화단에서 볼 수 있다. 요즘 아래 사진처럼 가지마다 연한 홍색의 꽃이 다닥다닥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잎이 나면서 꽃이 함께 핀다. 꽃자루가 0.6~0.8㎝로 짧은 것이 특징이다.
산옥매에서 ‘산’을 뺀 옥매도 있다. 옥매는 산옥매에 비해 꽃이 흰색이고 겹으로 피는 것이다. 역시 중국 원산이다. 경복궁에 가면 여기저기에 옥매를 심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다음은 우리나라 산에서 자라는 이스라지다. 산옥매 비슷하게 생겼는데, 꽃색이 흰색 또는 연한 홍색이고, 꽃자루가 2㎝ 이상으로 길다. 몇 년 전 변산반도에서 야생의 이스라지가 꽃 핀 것을 보고 너무 아름다워 숨이 멎을 것 같았다. ^^
정리하면 도심 화단에 심어 놓은 것은 산옥매이고, 흰색의 겹꽃이면 옥매, 산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이스라지다. 이스라지라는 독특한 이름은 ‘이스랒’ 또는 ‘이스랏’에서 나왔다는데, 예전에 산에서 나는 매화나무 종류를 통칭하는 이름이었다고 한다. ^^
'꽃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특징 뚜렷한 남산제비꽃 흰젖제비꽃 고깔제비꽃 노랑제비꽃 종지나물 (14) | 2021.04.07 |
---|---|
우이도는 백서향, 1004섬마다 대표꽃 심는 신안군 ^^ (10) | 2021.04.06 |
서울 남산둘레길, 벚꽃 주연에 다양한 조연들 ^^ (16) | 2021.04.03 |
저 화단의 하얀 꽃, 마가렛·샤스타데이지·구절초? (12) | 2021.04.02 |
개나리가 장주화·단주화를 만든 이유, 그 결과는? (19) | 2021.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