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충북 월악산에 핀 꽃들을 소개합니다. 지난 주말 보덕암~영봉 코스를 계획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하봉 근처에서 하산했습니다. ^^ 경사가 엄청 급해 땀 좀 흘렸습니다. 그래도 꽃들은 많았습니다. 특히 고산지대라 그런지 아직 봄꽃들이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가장 볼만한 꽃은 함박꽃나무 꽃이었습니다. 서울 등 다른 곳에선 이 꽃이 진 지 오래인데, 월악산엔 곳곳에 함박꽃나무 꽃이 한창이었습니다. 5~6월 산에 가면 목련처럼 생긴 싱그러운 꽃을 볼 수 있는데 이 꽃이 함박꽃나무 꽃입니다. 정식 이름은 함박꽃나무지만 흔히 산목련이라고도 부릅니다. 함박꽃나무 꽃은 맑고도 그윽한 꽃향기가 일품인데, 말 그대로 청향(淸香)입니다. 수십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근처에 함박꽃나무가 있겠구나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향이 강합니다. ^^
함박꽃나무를 설명할 때 이 나무 꽃이 북한의 국화(國花)라는 것을 빼뜨릴 수 없겠습니다. 북한에서는 이 꽃을 ‘목란(木蘭)’이라고 부르는데, 김일성 주석이 이 꽃을 칭찬한 것을 계기로 1991년 국화로 지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평양에 외빈을 영접하는 ‘목란관’ 등이 있는 것은 이런 이유입니다. 북한이 이 꽃을 국화로 지정했다고 이 꽃의 아름다움과 향기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두번째는 고광나무입니다. 고광나무는 꽃잎이 4장인 것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꽃 공부할 때 ‘(꽃잎 수가) 고광은 4장, 야광(나무)은 5장’으로 외운 기억이 납니다. ^^ 보덕암에서 하봉으로 오르는 등산로 곳곳에서 하얀 고광나무 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말발도리입니다. 지난번 매화말발도리를 소개(아래 링크)할 때도 얘기했는데, 이즈음 피는 비슷한 꽃으로 말발도리와 물참대가 있습니다. 그중 말말도리가 월악산에 한창이었습니다. 둘을 구분하는 방법은 꽃의 아래쪽 색깔을 보는 것입니다. 물참대는 연두색을 띠고, 말발도리는 황색을 띠고 있습니다.
물참대는 비교적 깊은 산 개울가를 따라 흔하게 보이고 말발도리는 물가가 아닌 그늘진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환경이 좀 다른 거지요. 수술 길이를 봐도 알 수 있는데, 물참대 수술이 말발도리 수술보다 깁니다. 그래서 물참대 꽃을 보면 왕관 모양이 떠오릅니다. 잎 모양도 좀 다른데, 물참대는 길쭉한 편이고, 말발도리는 달걀 모양입니다.
다음은 고추나무 꽃입니다. 이 나무는 잎 모양이 고추와 닮았다고 이름이 고추나무입니다. 좋은 향기도 납니다. ^^ 산 아래쪽에서는 열매를 보았는데, 산을 좀 오르자 꽃도 볼 수 있었습니다. 산의 경사가 급해 이런 일이 가능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푹신한 열매도 특이하게 생겼습니다.
산조팝나무 꽃도 만났습니다. 조팝나무 종류(아래 링크) 중에서 산조팝나무는 특징이 뚜렷해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15~20송이가 모여 반구 모양으로 꽃이 피는데, 잎 모양이 동글동글 은행나무 잎을 닮았습니다. 그래서 은행조팝나무라고도 부릅니다.
다음은 줄딸기 열매와 산딸기입니다. 줄딸기는 5장씩 달린 분홍빛 꽃잎을 줄줄이 달고 있는데, 요즘 월악산 아래쪽엔 줄딸기 열매가 잘 익어 있었습니다. 맨 아래 사진은 산딸기 꽃입니다.
그밖에 월악산에서 꽃이 필 무렵 잎이 하얗게 변하는 쥐다래도 보였고, 물푸레나무와 쇠물푸레는 열매가 보였습니다. 아래 박쥐나무는 이제 꽃대가 나오고 있어서 좀 있으면 꽃잎들이 바깥쪽으로 말리기 시작할 것 같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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