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북한산 북한산성계곡 입구에 있는 식당에 갔다가 진짜 금계국을 보았습니다. 흔한 금계국 보았다고 웬 호들갑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주변에 흔한 큰금계국이 아니라 그냥 금계국이기에 하는 얘기입니다. ^^
요즘 노랗게 무리 지어 하늘거리는 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 꽃은 큰금계국이 대부분입니다. 큰금계국은 5월 중순부터 8월쯤까지 도로변이나 강변 공터 등을 노란 물결로 만드는 꽃입니다. 한마디로 ‘여름 대세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노란 물결이 보기 좋아 강변 고수부지나 공원 등 너른 땅에 심기도 합니다. 절개지 등 사방공사용으로 심은 것이 인근 지역으로 야생화한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씨앗 발아율이 높고 마른땅에서도 잘 자라 한 번 씨앗을 뿌리면 몇 해고 저절로 자랍니다. 너무 잘 퍼져서 일부에서 생태교란식물로 지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할 정도입니다.
큰금계국이 있으니 그냥 금계국도 있겠지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큰금계국은 혀꽃 전체가 노란색입니다. 그냥 금계국은 아래 사진에서 보듯 혀꽃의 안쪽에 붉은색 무늬가 살짝 있는 점이 다릅니다. 이름처럼 꽃은 큰금계국이 좀 더 큽니다. 그냥 금계국은 키는 30~60cm이고 꽃 지름이 2.5~5cm인데, 큰금계국은 키가 30~100cm에 이르고 꽃 지름은 4~6cm정도입니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 금계국은 1~2년생 풀, 큰금계국은 여러해살이풀로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금계국은 씨가 있어야 나고, 큰금계국은 해마다 같은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 외에는 구분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정보입니다. 둘 다 북미 원산의 외래종으로, 금계국이라는 이름은 꽃색깔이 황금색 깃을 가진 '금계'라는 새와 닮아 붙인 것이라고 합니다.
그냥 금계국은 의외로 보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 제가 잘 아는 야생화 고수 한분은 아직도 그냥 금계국은 직접 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진짜 금계국을 만났다고 약간 호들갑스럽게 얘기하는 것입니다. ^^ 동영상도 보면서 큰금계국과 금계국의 차이를 보기 바랍니다. 진짜 금계국을 알면 큰금계국을 더 잘 알 수 있겠지요? 물론 일상 생활에서야 굳이 금계국, 큰금계국 나누지 않고 그냥 금계국이라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금계국은 지난해 사람들이 가장 이름을 궁금해한 꽃입니다. 꽃이름 검색 앱 모야모가 지난 한 해 동안 꽃 이름을 묻는 질문이 가장 많은 꽃 리스트를 낸 적이 있는데, 원예종과 야생화 통틀어 가장 질문이 많은 꽃이 바로 큰금계국이었습니다. ^^ 그만큼 주변에 흔한 꽃이라는 얘기일 겁니다.
◇금계국 관련해 더 읽을거리
-개망초·종지나물·소래풀·큰금계국, 원예종에서 야생으로 탈출한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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