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개다래는 흰색, 쥐다래는 분홍색 페인트, 그럼 다래는? ^^

우면산 2021. 6.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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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찾은 홍천 대학산에서 다래와 개다래 꽃을 실컷 보았습니다. 보통 다래는 10~20m 올라가 꽃을 자세히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늘 높이 있는 꽃을 망원렌즈로 당겨 담은 기억밖에 없었습니다.

 

다래, 개다래, 쥐다래 동영상. ^^

 

그런데 대학산엔 딱 눈높이에 핀 다래 꽃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사진도 담고 동영상도 찍어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 개다래도 정말 많아서 멋있는 녀석들만 골라 담아왔습니다. ^^

 

대학산 다래 꽃(수꽃).

 

다래는 우리나라 깊은 산에서 자라는 덩굴성 식물입니다. 잎이 다 떨어진 겨울이면 다른 나무를 감고 높이 올라간 덩굴나무를 선명하게 볼 수 있는데 이게 다래입니다.

 

다래의 꽃은 수꽃과 암꽃이 따로 있고 대개 암수가 따로 자랍니다. 수꽃과 암꽃이 모두 매화꽃을 닮았는데, 그 가운데 암꽃은 아주 깨끗한 순백색의 꽃잎을 가지며 가운데 툭 튀어나온 암술이 있습니다. 수꽃은 상아색 꽃잎을 가지며 진한 보라색 화분을 가진 수술이 많이 달립니다. 다래는 아래 설명할 개다래나 쥐다래처럼 꽃이 피어도 잎의 색이 변하지 않습니다.

 

대학산 다래 꽃(암꽃).

 

개다래는 잎에 온통 흰 페인트 칠을 한 듯합니다.대학산 하산길에도 여기저기서 하얀 페인트 칠을 한 식물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개화기를 맞아 꽃가루받이를 해줄 곤충에게 꽃이 핀 것을 알리기 위해 잎의 색을 변화시킨 것입니다. ^^ 잎 위쪽만 색이 변하는 경우도 있고, 잎 전체가 변한 것도 있습니다.

 

대학산 개다래.

 

자세히 보면 잎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니고 줄기 윗부분 잎들이 변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얗게 변한 잎을 제쳐 보면 작은 꽃들이 피었거나 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개다래 꽃은 잎 그늘 아래에 가려져 있어서 잘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정을 위해 곤충에게 여기 꽃이 있으니 오라고 알리는 것입니다.

 

잎은 식물에게 광합성을 하는 기관입니다. 식량이나 마찬가지인 셈이지요. 그런데 수정을 위해 그 중요한 광합성을 잠시 포기하고 흰색이나 분홍색으로 변해 곤충을 유인하는 것입니다. 잠시 생업을 포기하고 자녀 만들기에 나선 셈이라고 할까요? 수정이 끝나면 다시 녹색으로 돌아가 광합성을 한다고 합니다.

 

가끔 잎이 하얀색이 아니라 분홍색으로 변한 식물도 볼 수 있습니다. 이건 쥐다래입니다. 색이 변할 때 대개 흰색이었다가 분홍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흰색과 분홍색이 섞여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쥐다래.

 

개다래와 쥐다래는 잎이 칠해진 색만 아니라 잎 모양으로도 구분할 수 있습니다. 개다래는 잎밑이 둥글지만, 쥐다래는 잎밑이 심장형으로 오목하기 때문입니다. 숲에 가서 개다래·쥐다래 잎이 흰색, 분홍색으로 변한 것을 볼 때마다 식물도 번식 본능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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