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 다도해로 여행 간 아내가 꽃 사진 몇 장을 보냈습니다. 그중 아래 사진과 같이 꽃잎을 현란하게 펼친 하늘타리 꽃도 있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오늘은 하늘타리 꽃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
하늘타리는 박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덩굴식물입니다. 주로 남녘 따뜻한 지방의 산기슭과 들에 분포하고 특히 제주도와 다도해 여러 섬에서 만날 수 있는 덩굴성 여러해살이 식물입니다. 자주는 볼 수 없지만 서울에서도 주택가를 걷다 운이 좋으면 하늘타리 꽃이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늘타리 꽃이 피면 정말 볼 만합니다. 낮에는 꽃잎을 오므리고 있다가 밤이면 5갈래 꽃잎이 펴지고 다시 실처럼 가는 꽃잎까지 현란하게 펼칩니다. ^^ 가는 꽃잎까지 펼친 모습은 정말 장관입니다. 마치 공작이 꼬리 날개를 펼치는 것 같습니다. 아침에 동이 틀 무렵부터 다시 곱슬머리 모양으로 오므라듭니다.
하늘타리는 덩굴손이 다른 물체를 감으면서 줄기가 10미터 정도까지, 하늘 높이 올라갑니다. 이처럼 ‘하늘을 타고 올라가 피는’ 꽃이라 이름이 하늘타리입니다. ^^
하늘타리는 암수딴그루 식물이어서 수꽃과 암꽃이 따로 피는 것이 매우 특이합니다. 암꽃의 꽃자루는 3㎝ 정도인데, 수꽃의 꽃자루는 15㎝ 정도로 긴 것이 다릅니다. 뿌리는 고구마처럼 생긴 커다란 덩이뿌리라고 합니다.
하늘타리 꽃이 지고 나면 주먹만 한 크기의 둥근 열매가 생기는데, 지름 7cm 정도로 오렌지색으로 익어갑니다. 가을이나 겨울에 남부지방을 지나다 보면 산기슭이나 농촌의 빈 집터 등에 황금빛으로 익은 하늘타리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늘타리처럼 낮에는 꽃잎을 오므리고 있다가 저녁에 피는 꽃이 더 있습니다. 박꽃, 분꽃, 달맞이꽃, 노랑원추리, 야래향 등이 대표적입니다. ‘햇님 보고 내외하는’ 꽃들인 것입니다. ^^ 사학자 문일평의 ‘화하만필(花下漫筆)’엔 ‘푸른 치마 밑에서/얼굴 감추고/햇님 보고 내외하던/박꽃 아가씨’라는 동요가 1930년대 유행하고 있다고 쓰고 있습니다.
◇하늘타리 관련해 더 읽을거리
-박꽃·하늘타리·노랑원추리·야래향, 햇님 보고 내외하는 꽃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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