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길가·하천 뒤덮은 생태 교란 식물, 단풍잎돼지풀

우면산 2021. 8. 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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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꽃을 보러 다니다 보면 단풍잎돼지풀 위세에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로 공사 또는 하천 정비 등 사람이 좀 손을 댄 곳은 어김없이 단풍잎돼지풀이 무성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하천변이 그렇습니다. 단풍잎돼지풀이 무성한 곳에는 대개 돼지풀도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인천대공원 내에 있는 호수와 장수천 주변에도 단풍잎돼지풀과 돼지풀이 많이 자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인천대공원에서 본 단풍잎돼지풀.

 

돼지풀과 단풍잎돼지풀은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계 교란 식물입니다. 둘다 가을에 꽃가루로 인한 피부병과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고 번식력이 너무 왕성해 다른 식물들의 생육을 방해하기 때문에 지정했습니다. 도심지, 밭 주변, 산자락, 도로변, 하천변 등을 따라 걷잡을 수없이 번지며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귀한 토종 식물이 많은 비무장지대(DMZ) 등까지 번져 제거하는데 애를 먹고 있는 지자체가 한둘이 아닙니다.

 

인천대공원에서 본 돼지풀.

 

이들은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6·25전쟁 때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꽃을 보러 다니다 보면 둘 중 단풍잎돼지풀이 더 심각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단풍잎돼지풀이 삼잎국화 아닌가 하고 관심 있게 지켜보았는데, 나중에 노란 꽃 대신 삼지창 같은 긴 꽃대가 올라오는 것을 보고 기겁한 적이 있습니다. 특히 한강 지류인 고양시 창릉천의 경우 단풍잎돼지풀이 천변에서 가도 가도 끝도 없이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단풍잎돼지풀은 땅에서는 1~2m, 하천 주변은 3~4m 높이까지 자랍니다. 잎은 3~5개로 깊게 갈라지고 길이·폭은 각각 20~30㎝ 정도이고 잎 양면에 센 털이 있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삼지창처럼 생긴 긴 꽃대에 꽃이 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산기슭을 뒤덮은 단풍잎돼지풀 무리.

 

단풍잎돼지풀은 잎의 모양이 단풍잎처럼 생겨 이 같은 이름을 얻었습니다. 잎 크기가 단풍잎의 10배 크기입니다. 요즘 꽃가루를 날리고 있는데, 이 꽃가루가 알레르기성 비염, 기관지 천식, 결막염, 피부 가려움증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돼지풀은 전체적으로 쑥 종류와 닮았지만 식물체 전체에 털이 많습니다. 쑥은 잎차례가 어긋나기지만 돼지풀의 경우 아래쪽은 마주나고 위쪽은 어긋나게 잎이 달리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돼지풀.

 

단풍잎돼지풀 등을 제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지속적인 뿌리째 뽑기입니다. 호미 등 도구를 이용해서 뿌리째 제거하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뿌리가 잘 자란 경우에는 줄기를 아래쪽에서 잘라내야 한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하기 때문에 두 식물에서 바람이 부는 방향에 있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도 있습니다.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계 교란식물은 현재 돼지풀, 단풍잎돼지풀, 서양등골나물, 털물참새피, 물참새피, 도깨비가지, 애기수영, 가시박, 서양금혼초, 미국쑥부쟁이, 양미역취, 가시상추, 갯줄풀, 영국갯끈풀, 환삼덩굴, 마늘냉이16종입니다. 이중 요즘 환삼덩굴과 함께 단풍잎돼지풀이 극성스럽게 퍼지는 것을 보고 걱정스러워 이 글을 올립니다.

 

 

◇단풍잎돼지풀 관련해 더 읽을거리

 

-서양등골나물, 천혜의 요새 남한산성까지 점령하나 

 

-민들레 비슷한 서양금혼초, 안면도수목원까지 점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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