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지인이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와 꽃 이름을 물었습니다. “이 잎이 꽃보다 화려한 식물이 뭐냐"고 했습니다. 잘 보이는 잎들은 가장자리가 흰색이어서 전체적으로 하얀색 꽃이 핀 것 같은 식물, 설악초였습니다. ^^
오늘 소개할 설악초는 요즘 화단에서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꽃 이름을 묻는 앱 모야모에 매일 질문 순위가 나오는데, 요즘 꾸준히 10위 안팎을 보이는 식물입니다. 비교적 흔하게 사람들 눈에 띄는 식물이라는 의미입니다. ^^

설악초는 대극과 한해살이풀로, 화단에 심어 가꾸는 재배식물입니다. 키는 50~70㎝ 정도입니다. 미국 서부가 원산지인데, 화단에 심거나 꽃꽂이 재료로 쓰려고 도입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대극, 개감수, 붉은대극 등과 속명(Euphorbia)까지 같습니다.
자세히 보면 설악초도 꽃도 피지만 작아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잘 보이는 잎들은 가장자리가 흰색으로 변해 전체적으로 하얀색 꽃이 핀 것 같습니다. 그 모습이 산에 눈이 내린 것 같다고 설악초(雪嶽草)라는 이름을 가졌습니다. ^^ 영어 이름도 ‘Snow on the mountain’이랍니다. 달밤에 형광물질이 반사하는 것 같다고 ‘월광초’라고도 부릅니다.

설악초가 잎의 일부를 흰색으로 바꾼 것은 그 부분에서 광합성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식물 입장에서 광합성은 먹고사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포기하는 것은 상당한 중대 결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설악초가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은 곤충 눈길을 끌기 위한 전략일 것입니다. 꽃이 작다보니 잎도 꽃과 같은 색을 띠어서 멀리서도 잘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죠.
이런 전략을 쓰는 식물을 우리 산에서도 볼 수 있는데, 바로 개다래와 쥐다래입니다. 산에 가보면 마치 잎에 흰 페인트를 칠한 듯한 덩굴이 있는데 이것이 개다래, 가끔 잎에 연분홍색을 칠한 듯한 덩굴도 보이는데 얘는 쥐다래입니다. ^^ 설악초와 달리, 개다래·쥐다래 잎은 수정이 끝나면 흰색·연분홍액을 지우고 원래 녹색으로 돌아가 광합성을 합니다.

한가지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설악초를 꺾으면 하얀 유액이 나오는데, 이 유액이 눈이나 피부에 닿으면 알레르기나 발진을 일으킵니다. 유액이 피부에 묻거나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설악초 관련해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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