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야고, 서울 하늘공원에 꽃쟁이 몰리는 이유

우면산 2021. 9. 6.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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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 상암동 하늘공원에 가면 억새밭에서 카메라를 들고 뿌리 근처를 살피며 다니거나 사진을 담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대체 뭐하는 사람들일까요? 야고라는 식물을 담으려는 사람들입니다. ^^

 

저도 지난 주말 하늘공원에 가서 야고를 담았습니다. 이곳에서 억새 뿌리 쪽을 잘 보면 담뱃대처럼 생긴 분홍색 꽃 '야고'가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침 제철이어서 사진도 담고 동영상도 담고 꽃 안쪽도 살펴보는 등 실컷 보고 와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

 

서울 상암동 하늘공원 야고.

 

야고는 원래 제주도, 전라도 섬지방에서 억새에 기생해 자라는 식물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서울 상암동 하늘공원에서도 야고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하늘공원에 억새밭을 조성하면서 억새를 제주도에서 뿌리 채 옮겨 심었는데, 야고도 따라와 적응한 것입니다. ^^

 

서울 하늘공원 야고 동영상.

 

야고는 열당(초종용)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입니다. 줄기가 아주 짧아 잘 드러나지 않다가 9월쯤 꽃이 필 때쯤에야 보이기 시작합니다. 꽃이 피면 한 뼘 남짓 줄기가 올라오고 그 끝에 분홍색의 독특한 꽃이 하나씩 달립니다. 꽃은 원통 모양인데 손가락 두 마디쯤 길이입니다. 꽃이 지면 둥근 열매가 달리고 익으면 벌어지며 그 속에는 작은 씨앗들이 가득 들어 있다고 합니다.

 

서울 상암동 하늘공원 야고.

 

야고는 담뱃대 비슷하게 생기고 더부살이를 하는 것이라고담배대더부살이라는 이명도 갖고 있습니다. ^^ 사진처럼 기생식물이라 엽록소가 없기 때문에 전체가 갈색을 띱니다. 엽록소가 없어서 양분을 만들 수 없으니 남이 만들어놓은 것을 가로채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참나무 등에 달라붙어 사는 겨우살이, 바닷가 모래땅에서 사철쑥에 양분을 기대는 초종용, 여러 종류의 쑥에 기생하는 백양더부살이 등이 대표적인 기생식물입니다.

 

억새 뿌리 근처에 야고 꽃이 핀 모습. 서울 상암동 하늘공원.

 

겨우살이.

 

기생식물은 스스로 광합성을 하지 않고 숙주 식물에 기대기 때문에 얌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 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보기가 힘들어 꽃쟁이들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식물들이기도 합니다. 지난 주말 보니 하늘공원 야고가 해마다 늘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보기 드문 식물이 서울에서 잘 적응하는 것이므로 좋은 일 같습니다. ^^

 

 

◇더 읽을거리

 

-나무엔 기생, 새들과는 공생하는 겨우살이 ^^  

 

-억새밭의 분홍색 꽃 야고, 억새에 기생하나 공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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