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올해 만난 꽃 베스트5

우면산 2021. 12. 2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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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정리하는 의미로 올해 만난 꽃 중 가장 자랑할만한 꽃 다섯 개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

 

먼저 7~8월 여름에 피는 꽃 해오라비난초입니다. 마치 백로가 날아가는 듯한 모습이어서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해오라비'는 해오라기의 옛말로 백로류의 새입니다.

 

해오라비난초.

 

워낙 귀한 꽃이라 야생에서는 만나기 거의 불가능하고 수목원 등에서, 그것도 개화 시기 등에서 운이 좋아야 만날 수 있는 꽃입니다. 꽃이 워낙 특이해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채취하는 바람에 개체 수가 급속히 감소해 멸종위기종으로 관리하는 식물입니다.

 

하얀 꽃은 좌우대칭형입니다. 2개의 꽃잎은 위로 뻗어 있고 세번째 꽃잎은 수평으로 앞으로 뻗으면서 3갈래로 갈라진 형태입니다. 세 갈래 중 가운데 조각은 혀 모양, 양 옆의 조각은 부채 모양인데 바깥쪽 가장자리가 잘게 갈라져 있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인 모습이 진짜 백로가 날아가는 것 같습니다. ^^

 

지난 8월초 상사화가 피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광릉 국립수목원에 갔습니다. 수생식물원과 비비추원 주변 등 두세 곳에서 상사화가 막 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귀한 꽃은 아니지만, 연분홍 꽃 색깔이 너무 고와 1시간 이상 차를 몰고 간 것이 전혀 아깝지 않았고 '올해 만난 꽃 베스트5' 중 하나로 꼽는데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

 

상사화.

 

상사화는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있을 때는 꽃을 볼 수 없는 특이한 식물입니다. 봄에는 잎만 나와 영양분을 알뿌리에 저장해 놓고 6~7월쯤 마릅니다. 잎이 지고 난 8월쯤 꽃대가 올라와 연분홍색 꽃송이가 4~8개 정도 달립니다. 그래서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해 그리워한다고 이름이 상사화(相思花)입니다.

 

지난 7월 경기도 시흥 관곡지, 연꽃테마파크에 갔습니다. 이곳에 가면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이 가시연꽃입니다. 가시연꽃은 잎과 줄기는 물론 꽃받침에도 온통 가시가 나 있습니다. 멸종위기종 Ⅱ급인 희귀 식물이지만 연꽃축제 등에 가면 단골로 심어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피는 시기 맞추기가 쉽지 않은 꽃입니다. ^^

 

가시연꽃.

 

아래 사진은 오대산 백작약입니다. 지난 5월 담은 사진인데, 환상적일만큼 아름다운 꽃입니다. ^^ 5~7장의 흰색 꽃송이가 약간 끝을 오므려 마치 작은 항아리를 만들듯 피고 그 속에 노란 수술이 있습니다. 늦은 봄 깊은 숲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 미나리아재비과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백작약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꽃의 빛깔이 아주 진한 분홍색인 꽃이 있는데 산작약입니다. 저도 아직 산작약은 실물을 알현하지 못했습니다. ^^

 

백작약.

 

마지막으로 창덕궁 낙선재 매화입니다. 한해의 본격적인 개화를 알리는 꽃으로 매화만한 것이 없겠지요. 매화 중에서 가장 깔끔하고 향기도 좋은 매화, 낙선재 앞뜰 매화입니다. ^^ 마침 막 피어나 한창 기운이 좋을 때, 맑은 향기가 낙선재 앞에 가득할 때 찾았습니다. ^^ 이밖에도 잎은 아카시나무 닮았는데, 진한 노란색 꽃이 예쁜 우리나라 특산식물 개느삼, 설악산자생식물원에서 본 섬말나리 등도 올해 기억하는 꽃들입니다. ^^

 

낙선재 매화.

 

◇더 읽을거리

 

-해오라비난초·회양목, 백로와 부엉이 빼닮은 꽃과 열매 

 

-꽃과 잎이 서로 그리워하는 상사화가 피었습니다 

 

-시흥 관곡지, 연꽃테마파크에 핀 꽃들③ 가시연꽃·노랑어리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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