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멀구슬·광나무, 신안 임자도에서 만난 나무들

우면산 2022. 1. 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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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1004개 섬 중에서 맨 처음 임자도를 택한 것은 이 섬이 신안 섬 중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가장 위쪽 섬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임자대교가 개통해 이 섬에 차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임자도를 시작으로 증도 등을 보고 압해도·안좌도 등 신안 남부권 섬들로 내려갈 생각이었다. 오늘은 신안 1004섬에서 만난 꽃과 나무들 첫번째로 임자도에서 만난 나무들이다. ^^

 

임자도는 무안군 해제면을 통해 들어가는데,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같이 보이기 시작하는 열매가 있었다. 계란 모양으로 둥근 노란색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들이 잇따라 나타났다. 멀구슬나무 열매였다. 전망이 좋은 곳에 차를 멈추고 우선 멀구슬나무 열매를 담지 않을 수 없었다. ^^ 멀구슬나무는 봄에 꽃 향기도 참 좋다. ^^

 

멀구슬나무 열매.

 

임자도에서 제일 먼저 만난 상록수는 광나무였다. 넓은 잎 활엽수이면서도 상록수이고 두터운 잎에서 광택이 나서 이름이 광나무. ^^ 물푸레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성 소교목으로, 우리나라에선 남해안과 섬지방 그리고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다. 쥐똥나무와 같은 집안이라 열매 모양이 비슷했다. 상록수이고 열매가 쥐똥나무 열매와 비슷한데 조금 크면 광나무로 생각해도 맞을 것이다. ^^

 

광나무 열매.

 

그 다음 인상적인 나무는 사스레피나무였다. 겨울에 남쪽 바닷가 숲에 가면 사스레피나무가 독야청청 푸른 것을 볼 수 있다. 상록성이라 잎이 언제나 진초록색이고 두껍고 반질반질하다. 그 잎 사이로 꽃이나 열매가 잔뜩 달려 있는데, 요즘 열매는 구슬처럼 둥글고 자줏빛 도는 검은색이다. 꽃집에서 화환을 만들 때 푸른 잎 줄기로 많이 쓰이는 것이 바로 이 사스레나무 잎이다. ^^

 

사스레피나무 열매.

 

돈나무는 길가에 많이 심어놓았다. 돈나무는 줄기의 밑동에서부터 가지가 갈라지면서 마치 전정을 해놓은 듯 둥글게 자란다. 잎이 주걱같이 생겼는데, 윤기가 나고 동글동글 뒤로 말린 채 모여 달린다. 역시 제주도와 남해안 등 따뜻한 남쪽 바닷가에서 자란다. 돈나무라는 이름은, 가을·겨울 열매에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묻어 있어서 온갖 곤충이 많이 찾아와서 똥낭이라 부르다돈나무로 순화됐다고 한다.

 

돈나무 열매.

 

임자도에서 대광해수욕장 쪽으로 갔는데, 길가 가로수가 후박나무였다. 남해안이나 제주도에서 보면 줄기가 노란빛을 띠는 회색으로 밝은 편이면서 굵고 튼실하게 올라가는 상록수를 많이 볼 수 있다. 이 나무가 후박나무다. 잎은 긴 타원형으로, 반질반질 윤기가 나고 가지를 우산 모양으로 넓게 펼치는 웅장한 수형을 가졌다. 후박이라는 이름은 잎과 나무껍질이 두텁다는 뜻의 후박(厚朴)에서 유래했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임자도 후박나무 가로수.

 

오늘은 이렇게 멀구슬나무 열매, 광나무, 사스레피나무, 돈나무, 후박나무 등 임자도에서 가장 흔하게 만난 나무 다섯 가지를 소개하고, 차차 신안 1004섬에서 만난 꽃과 나무를 상록수 위주로 소개하겠다. ^^

 

 

◇더 읽을거리

 

-제주도 가로수, 후박나무 먼나무 구실잣밤나무 담팔수 돈나무 

 

-‘오름의 여왕’ 따라비오름의 사스레피, 우묵사스레피 나무, 청미래덩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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