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신안 퍼플섬(purple island)에 다녀왔습니다. 퍼플섬은 섬 전체를 보라색으로 채색한, 전남 신안군 안좌도 아래에 있는 작은 섬 반월도와 박지도를 가리킵니다. 그 남녘 섬에는 지금 어떤 꽃들이 피어 있을까요? ^^ >
지난번에 퍼플섬에서 만난 꽃들 얘기를 전해드렸지만, 사실 아직 겨울인 지금 퍼플섬에서 볼만한 것은 상록수였습니다. ^^ 우선 가장 웅장한 것은 후박나무였습니다. 남해안이나 제주도에서 줄기가 밝은 회색으로 굵고 튼실하게 올라가는 상록수가 보이면 후박나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잎은 긴 타원형으로, 반질반질 윤기가 나고 가지를 우산 모양으로 넓게 펼치는 웅장한 수형을 가졌습니다. 특히 퍼플섬 중 하나인 반월도 반월마을 당숲에 있는 후박나무는 높이 10m가 넘을 것 같았습니다. 제가 그동안 본 후박나무 중 가장 큰 나무 같습니다. ^^
안좌도에서 퍼플교를 지나 박지도에 도착해 왼쪽으로 가면 바로 ‘퍼플숲길’이 나옵니다. 1.2㎞의 숲길에 여러 상록수가 자라는 것이 볼 만했는데, 이 숲길 양쪽에 가시나무로 가로수를 조성해 놓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그중 종가시나무입니다.
종가시나무는 위 사진에서 보듯 잎 가장자리의 위쪽에만 톱니가 있습니다(가시나무는 잎 가장자리 대부분에 톱니가 있고 붉가시나무는 잎에 톱니가 거의 없습니다). 종가시나무는 열매의 깍지가 종 모양이라 종가시나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
퍼플숲길에서는 사스레피나무와 참식나무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겨울에 남쪽 바닷가 숲에 가면 사스레피나무가 독야청청 푸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상록성이라 잎이 언제나 진초록색이고 두껍고 반질반질하고, 그 잎 사이로 꽃이나 열매가 잔뜩 달려 있습니다. ^^
참식나무는 녹나무과에 속하는 큰 키 나무로, 주로 제주도나 남해안에서 자랍니다. 참식나무 잎은 긴 타원형으로 두껍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며 잎 아래쪽에 3개의 맥이 발달해 있습니다. 참식나무는 처음 잎이 날 때 황갈색 솜털을 아래로 늘어뜨린 모습이 강아지 귀처럼 재미있습니다. ^^
다음은 예덕나무, 멀구슬나무, 팽나무로, 상록수는 아니지만 남해안 같은 난대성 지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나무입니다. 박지도 퍼플숲길에 ‘혹이 붙은 예덕나무’가 있습니다. 지금은 잎이 떨어져 줄기에 붙은 혹들이 더 두드러져 보였습니다. ^^
멀구슬나무도 퍼플섬 오가는 길, 퍼플섬 안에서 정말 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둥근 노란색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들이 잇따라 나타나는데, 옛날 이 노란 열매를 구충제로 썼다고 합니다. 꽃은 5월 말쯤 연한 보라색으로 피는데,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마지막으로 팽나무입니다. 이번 신안 천사섬을 여행하면서 동네마다 정말 근사한 팽나무 한 그루는 다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퍼플섬 곳곳에도 팽나무가 있었습니다. 좀 지나면 저 모습이 많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
◇더 읽을거리
-신안 퍼플섬에서 만난 꽃들, 수선화·광대나물·큰개불알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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