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파마 벽화' 애기동백꽃 ^^

우면산 2022. 1. 16.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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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을 여행하다 우연히 매스컴과 인터넷 등에서 몇번 본 ‘파마머리 벽화’를 만났습니다. 신안군 암태도 기동삼거리 담장에 그려져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 벽화와 이 벽화의 한 부분인 애기동백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제가 이곳을 일부러 찾아간 것은 아니고 지나가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어서 뭔가 보니 그 벽화였습니다. ^^ 멀찌감치서 보면 파마머리를 한 시골 노부부의 모습인데, 가까이 가보면 담장 위로 애기동백나무가 자라고 있는, 재미있는 그림입니다. 담장 그림의 주인공은 집 주인 문병일(79)·손석심(79)씨 부부랍니다. ^^ 집 안에 있는 애기동백나무를 머리 삼아 담벼락에 두 사람의 얼굴이 그려넣은 것입니다.

 

신안 암태도 기동삼거리에 있는 '파마머리 벽화'.


벽화 앞 도로변에는 '인증샷'을 찍으려고 멈춘 차량과 관광객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저도 그 대열에 동참해 사진을 담았습니다. ^^ 어떤 분은 담장 위 애기동백을 만져보며 “어~, 진짠데?”하면서 즐거워하더군요. ^^ 마침 애기동백꽃이 절정일 때여서 벽화는 물론 애기동백꽃도 정말 멋있었습니다.

 

'파마머리 벽화'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관광객.


이 그림은 2019년 신안 압해도와 암태도를 잇는 천사대교(약 7.2㎞)를 개통할 때, 볼거리 제공 차원에서 신안군에서 기획한 것이라고 합니다. ^^ 벽화가 있는 기동삼거리는 목포에서 천사대교를 건너 차로 10분 정도 더 가면 나오는 곳으로, 오른쪽으로 가면 자은도, 왼쪽으로 가면 안좌도와 팔금도가 나오는 핵심 요지더군요. 공무원이 기획한 것치고는 정말 대박이죠. ^^ 벽화는 신안군 출신의 김지안 작가가 그렸다고 합니다.

원래 문씨 부부 집에 애기동백나무가 한 그루밖에 없어서 할머니만 그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군수에게 전화해서 “한집에 같이 사는데 한 사람만 그리면 되겠느냐”고 했다고 합니다. 신안군은 문씨 부부 집에 있던 애기동백나무과 비슷한 크기의 나무를 구해다 심고 문씨 부부의 얼굴을 나란히 그렸다고 합니다. ^^

 

애기동백꽃.


사실 저는 애기동백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 애기동백은 꽃잎이 활짝 벌어지는 것으로 동백나무와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좀 헤퍼보인다고 할까요? 동백꽃은 벌어질듯 말 듯 중간쯤만 벌어지기 때문에 꽃잎이 활짝 벌어져 있으면 애기동백나무로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동백나무는 우리나라 자생식물이지만, 애기동백은 일본 원산으로 도입한 나무입니다. 애기동백나무는 일년생 가지와 잎 뒷면의 맥, 씨방에 털이 있는 점도 다릅니다. 애기동백이 먼저 피는데, 신안군을 기준으로 애기동백은 이미 절정을 지났고 동백꽃은 막 피기 시작한 정도입니다.

 

동백꽃.


그런데 암태도 파마 벽화에 쓰인 애기동백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벽화와 조화를 이룬 애기동백꽃은 정말 정겹고 예뻤습니다. 그동안 애기동백에 갖고 있던 편견을 말끔히 날리고도 남았습니다. 세상에 있는 애기동백꽃 중에서 기동삼거리 벽화와 어울린 애기동백꽃이 가장 아름다운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


◇더 읽을거리

-동백나무와 애기동백 구분해볼까요? ^^ [꽃맹탈출]

-신안 퍼플섬에 영감을 준 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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