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신안 퍼플섬(purple island)에 다녀왔습니다. 퍼플섬은 전남 신안군 안좌도 아래에 있는 작은 섬 반월도와 박지도를 가리킵니다. 그 남녘 섬에는 지금 어떤 꽃들이 피어 있을까요? ^^
먼저 퍼플섬 가는 날 아침, 펜션 앞마당에서 수선화를 보고 정말 반가웠습니다. 수선화 중에서도 흰색 꽃잎에 컵 모양의 노란색 부화관(덧꽃부리)이 조화를 이룬 금잔옥대(金盞玉臺), 거문도 수선화였습니다. 금잔옥대는 금 술잔을 옥대에 받쳐놓은 모양이라는 뜻이죠. ^^
수선화 동영상 보기
https://tv.kakao.com/channel/3574795/cliplink/425659834
퍼플섬 입구에 가면 안좌도 아래쪽과 바로 앞에 있는 두 섬, 반월도와 박지도를 보라색 다리로 연결해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안좌도에서 반월도, 안좌도에서 박지도, 박지도에서 반월도 가는 다리 등 3개의 보라색 다리를 놓았습니다. ^^ 아래 안내도에서 보듯 3개의 다리를 합쳐 1.8㎞입니다.
길가에 벌써 광대나물 꽃이 피었습니다. 광대나물은 진분홍빛 꽃들이 둘러나고 윗부분 잎이 줄기를 감싸고 있는 모습으로 금방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프릴 달린 광대옷 같습니다. ^^ 광대나물은 남부지방에서는 겨울에도 피는 꽃이기 때문에 1월 중순에 광대나물 꽃을 본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
역시 길가에 큰개불알풀(큰봄까치꽃) 꽃도 피기 시작했습니다. 큰개불알풀 꽃은 하늘색 꽃에 짙은 줄무늬가 있는데, 냇가 등 양지바른 곳이면 어디서나 볼 수 있습니다. 그냥 개불알풀은 꽃이 더 작고 꽃색도 연분홍색인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일부 큰개불알풀 꽃은 퍼플섬이라 그런지 보라색에 가까운 것도 있습니다. ^^
수선화에 이어 광대나물, 큰개불알풀까지 보고 나니 초봄에 봐야할 꽃들을 전부 본 적 같았습니다. ^^
아직 경작을 하지 않는 밭은 냉이 차지입니다. 냉이가 지금 딱 캐기 좋을 정도로 자랐고, 일부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는 녀석은 벌써 꽃대를 올렸습니다. ^^
퍼플섬이지만 때가 때인지라 동백꽃과 애기동백꽃이 한창이었습니다. 동백꽃은 이제 한두 송이씩 피어나고 애기동백꽃은 지금이 절정인 것 같았습니다. ^^
전에도 소개했지만 퍼플섬은 섬에 흔한 도라지와 꿀풀 등에 착안해 보라색을 선택했고, 라벤더, 아스타 등 보라색 꽃을 곳곳에 심어 놓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남도여도 1월이라 이런 꽃들을 볼 수 없어서 좀 아쉬운 면도 있었습니다. ^^
대신 퍼플섬 입구와 섬 곳곳엔 라벤더와 도라지 등 그림을 그려놓았습니다. 그림도 누가 그렸는지 대충 그런 것이 아니라 음양까지 넣어 정말 사실적으로 그렸습니다. ^^ 다음에는 퍼플섬에서 본 나무 위주로 한번 더 소개하겠습니다. ^^
◇더 읽을거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파마 벽화' 애기동백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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