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박수근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번에 이 전시회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나무(느릅나무·플라타너스? 박수근 그림 속 나무는 어떤 나무?)에 대해 전했는데, 오늘은 후속 편쯤으로 박수근 그림 속에서 찾은 꽃 이야기입니다. ^^
먼저 ‘복사꽃’입니다. 오른쪽으로 뻗은 복사나무 가지에 연분홍 복사꽃이 핀 모습과 가지 끝에 푸른 잎사귀가 막 돋아난 것을 그렸습니다. 1960년대 전반 유채로 그린 그림이라고 합니다. 작가는 복사꽃처럼 화사한 꽃도 거친 질감을 살리고 색을 아껴 써서 독창적인 스타일로 그렸습니다. ^^
모란 그림은 3점 있었습니다. 그중 아래 첫번째 흰 모란을 그린 그림은 2020년 케이옥션 경매에서 3억1000만원에 팔린 작품이라고 합니다. 모란꽃 두 송이를 화면 가득 그려 놓았습니다. 붉은색, 노란색 모란을 민화 스타일로 그린 그림(아래 두번째)도 있었습니다. ‘전해지는 박수근 작품 중에는 민화를 참고로 한 그림들이 여러 점’ 있다고 합니다. ^^
‘목련’은 겨울을 견딘 나무가 하얀 목련을 가득 피운 것을 그린 그림입니다. ‘소박하고 건강함,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박수근 작가의 전형적 작품세계를 보여준 점’을 인정받아 2015년 홍콩 경매에서 1200만 홍콩달러(약 17억1000만원)에 낙찰된 그림이라고 합니다. ^^
‘철쭉’은 1933년에 그린 것으로, 박수근 작품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이라고 합니다. 그림 뒷면에 ‘철쭉, 양구, 박수근’이라고 적혀 있어서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했다가 낙선한 작품으로 추정한다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또 ‘색채가 많이 퇴색했지만 화병을 부드럽게 감싸는 빛과 주변 그림자의 섬세한 표현을 볼 수 있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꽃색도 퇴색해서인지 그림만 봐서는 철쭉 그림인지 바로 알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
박수근이 ‘교통’, ‘전매’ 등 잡지의 표지를 그린 그림 중에 화려한 꽃 그림이 몇 점 있었습니다. 첫번째 ‘교통’ 1961년 3월호 표지는 꽃사과 비슷한 서부해당 같습니다. 두번째, 세번째 그림은 쉽죠? 국화와 메꽃입니다(혹시 왜 나팔꽃이 아니라 메꽃이라 하는지 의아한 분은 아래 나팔꽃 메꽃 링크 눌러보세요. ^^). 잡지 표지라 그런지 박수근 작가 작품 같은 느낌은 덜하지만 화사한 꽃 느낌은 더 잘 나는 것 같습니다. ^^
덕수궁 박수근 전시회에서는 위 그림을 포함해 모두 174점의 유화와 수채화, 드로잉, 삽화 등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주최 측이 “박수근 예술의 엑기스만 엄선해 일생에 두 번 다시 보기 어려운 전시라고 자부”하고 있답니다. 3월 1일까지 열리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
◇더 읽을거리
느릅나무·플라타너스? 박수근 그림 속 나무는 어떤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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