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서울 홍릉수목원에 갔더니 예상대로 복수초가 피기 시작했습니다. 만개한 것은 아니지만 몇 송이는 노란 꽃송이를 벌리고 맞아주었습니다. ^^ 복수초가 피기 시작했으니 곧이어 올해도 수많은 야생화들이 피어날 겁니다. ^^
복수초는 눈 속에서 피는 대표적인 야생화입니다. 그래서 ‘설중 복수초’를 담는 것은 꽃쟁이들의 로망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눈을 녹이면서 피는 복수초를 보는 것은 운이 좋아야 가능합니다. 지난 주말 홍릉수목원 복수초는 ‘설중 복수초’라 우겨볼 만한 수준이었습니다. ^^ 주변이 다 눈으로 덮인 것은 아니지만 눈이 남아 있었으니까요. ^^
복수초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꽃소식을 전하는 꽃입니다. 대개 1월말이나 2월 초순쯤 언론에 복수초가 눈을 뚫고 핀 사진이 실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올해는 1월 말 야생화 동호회 사이트에서 포항에 복수초가 피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이후 전국에서 줄줄이 복수초 개화 소식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
복수초는 이름 때문에 논란이 많은 꽃이기도 합니다. 복수초는 한자로 복 복(福) 자에 목숨 수(壽) 자, 즉 복을 많이 받고 오래 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복수가 앙갚음한다는 뜻으로 더 많이 쓰이니 이름을 '얼음새꽃'이나 ‘눈색이꽃’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많습니다. 각각 얼음 사이에서 피는 꽃, 눈을 녹이면서 피는 꽃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복수초에 비해 순우리말이고 어감도 좋은 것이 사실입니다.
박완서는 에세이 ‘꽃 출석부2’에서 복수초를 중학생 아들의 교복 단추에 비유했습니다. 김훈은 소설 ‘내 젊은 날의 숲’에서 복수초에 대해 ‘눈 위에 떨어진 별처럼 보였다’고 했고, ‘차가운 공기와 빈약한 햇살 속에서 복수초의 노란 꽃은 쟁쟁쟁 소리를 내는 것 같았다’고 썼습니다. 올해도 복수초에 이어 피어날 수많은 야생화들 소식을 예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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