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동백·수국의 섬 통영 장사도, 지금은 다정큼나무 천지

우면산 2022. 6. 1.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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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통영 여행을 간 김에 장사도에 다녀왔습니다. 개인적으로 통영 섬으로는 한산도, 사량도, 소매물도에 이어 네 번째 가는 섬이었습니다. 이곳 이름이장사도해상공원까멜리아인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 섬 거의 전체를 공원화한 곳이고 겨울에는 동백꽃이, 여름에는 수국이 유명합니다. ^^ 유람선을 타고 들어가 2시간 구경하고 나오는 구조더군요.

 

장사도해상공원 안내도. 유람선을 타고 들어가 2시간 탐방하고 나오는 구조다.

 

섬 전체가 상록수로 가득한 데다 곳곳에서 바다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 거제 외도보타니아와 비슷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외도처럼 별도 유람선을 타고 출입하는 시스템인 것도 같았습니다. ^^ 장사도는 행정구역상 통영시에 속하는 섬이나 위치는 거제도에서 더 가깝습니다. 저는 통영유람선터미널에서 들어갔습니다.

 

지난 주말 장사도는 동백꽃은 지고 수국은 아직 만개하기 직전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두 꽃 대신 다정큼나무가 “지금은 내 시즌이라는 듯 만개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입구부터 출구까지 다정큼나무 세력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 제가 더 말할 필요없이 아래 사진을 보세요. ^^

 

장사도 다정큼나무.

 

장사도 다정큼나무.

 

나무 공부할 때 다정큼나무는 후피향나무와 헷갈립니다. 꽃과 열매가 있으면 두 나무를 금방 구분할 수 있습니다. 다정큼나무는 5~6월 하얀꽃이 피고 가을에 검은 열매가 익습니다. 반면 후피향나무는 6~7월 연노란색 꽃이 피고 가을에 붉은색 열매가 달립니다. 하지만 잎만 있으면 비슷해 헷갈립니다. 다정큼나무 잎에는 둔한 톱니가 있고 끝이 뾰족하지만 후피향나무 잎은 톱니가 없고 끝이 둔하거나 둥글답니다.

 

붉은 열매가 달린 후피향나무. 서울 창경궁 대온실.

 

다음으로 볼만한 꽃은 삼색병꽃나무였습니다. 처음에는 백색으로 피었다가 분홍색을 거쳐 붉은색으로 변한다고 해서 삼색병꽃나무입니다. 탐방로 곳곳에서 아름답게 피어 있었습니다. 수국은 아래 사진처럼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단계였습니다. ^^

 

삼색병꽃나무.

 

장사도 수국. 이제 막 피기 시작했다.

 

 요즘 장사도에 들어가면 꼭 봐야 할 것 중 하나가 참식나무 어린잎입니다. 참식나무는 남해안 상록수림대를 구성하는 중요한 나무 중 하나로, 꽃은 암수딴그루로 노란색으로 피고 열매는 빨갛게 익는 나무입니다. 그런데 아래 사진처럼, 봄의 어린잎은 황갈색의 부드러운 털에 덮여 있습니다. 점차 털이 없어지고 표면은 녹색이고 광택이 나면서 3출맥이 선명한 참식나무 잎이 됩니다. 참식나무 어린잎이 보이면 꼭 한번 만져보세요. ^^ 정말 보드랍습니다.

 

참식나무 어린잎. 놀랄만큼 보드랍다.

 

구실잣밤나무도 지금 볼만합니다. 구실잣밤나무는 제주도와 서남해안에 사는 상록성 밤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토리 또는 밤 비슷하게 생긴 열매도 밤과 비슷한 맛이 난다고 합니다. 꽃이 피면 비릿한 냄새가 나는 것도 밤나무와 같습니다. 요즘 꽃이 한창입니다. ^^

 

구실잣밤나무.

 

난대성 지역에서 자라는 협죽도도 대규모로 심어 놓았습니다. 협죽도(夾竹桃)는 대나무잎 같은 생긴 잎, 복사꽃 같은 붉은 꽃을 가졌다고 이 같은 이름을 얻었습니다. 잎이 버드나무잎 같다고 유도화(柳桃花)라고도 부릅니다. 실제로 보면 대나무 잎보다는 버들잎처럼 생겨 유도화가 더 맞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협죽도. 막 피기 시작했다.

 

서울에서는 겨울엔 실내에 들여놓아야 월동할 수 있어서 가끔 큰 화분에 키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협죽도가 강한 독성을 갖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가로 또는 화단에서 베어지는 등 수난을 당한 적도 있습니다. 장사도에서는 이런 편견 없이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 상당한 규모로 심어 놓았습니다.

 

망종화도 상당히 많이 심어 놓았습니다. 망종화는 아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망종화는 꽃잎 5장이 둥글게 모여 피고 수술 색도 노란색입니다. 흔히 금사매라고 부르는 꽃입니다.

 

망종화.

 

이제 막 익기 시작한 뜰보리수도 한창이었습니다. 뜰보리수를 얘기할 때 보리수나무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토종인 보리수나무는 야생이라 주로 산에서 볼 수 있고, 도입종인 뜰보리수는 공원이나 화단에 많이 심어놓았습니다. 또 보리수나무는 5~6월에 꽃이 피고 열매는 가을인 9~10월에 익습니다. 반면 뜰보리수는 4~5월에 꽃이 피고 초여름인 6~7월 붉은 열매가 달립니다. 그러니까 요즘 열매가 달려 있는 것은 뜰보리수인 것입니다.

 

뜰보리수 열매.

 

 

◇더 읽을거리

 

-거제 외도보타니아에 핀 꽃들, 맥문아재비·아왜나무 

 

-협죽도, 댓잎에 복사꽃 닮았나? 

 

-뜰보리수는 요즘, 보리수는 가을에 붉은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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